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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양 Dec 22. 2024

물 속에 심은 별 하나


나는 물 속에 별을 심었어

빛나지 않는 별 하나를,

내 숨처럼 가벼운 손끝으로


물은 천천히 그 별을 삼켰지

휘어지는 빛,

파도가 될 듯 말 듯 흔들리는 어둠 속으로


나는 그 별이 천천히

밑으로 가라앉는 걸 보았어

세상의 끝까지 떨어질 듯한 고요 속에서


하지만 당신은 몰라

별은 가라앉는 법이 없다는 걸

그건 물 밑에서도 여전히 빛난다는 걸

흐릿한 빛일지라도

심장이 멈추지 않는 한


당신이 오지 않았으면

그 별은 사라졌을지도 몰라

하지만 당신이 물 속으로 걸어왔을 때

그 별은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어

천천히,

당신 눈동자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어


그래서 물 속에 심은 별은

당신이 되었고,

나는 나를 비추는 별을

처음으로 올려다보았지


“끝까지 빛날 거예요.”

당신은 웃으며 말했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알았어

물도 별도 당신도,

사실은 나였다는 걸.


이건 아마도

우리 둘 다 심장을 잃고

별 하나를 얻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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