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처음 숨을 들이쉰 날
숲은 숨을 멈추었고
구름은 그 고요를 머금은 채
서서히 흩어졌다
햇빛은 마치 오래 기다린 것처럼
천천히 내려와 너를 감싸고
땅 위를 적셨다
너의 울음소리는
깊은 밤의 적막을 찢는
단 하나의 불꽃이었다
그 불꽃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길 잃은 이들을 위해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었다
네 발자국은
묵은 땅을 깨우는 망치였다
잠든 씨앗들이 너를 따라
숨을 쉬기 시작했고
너의 말들은
메마른 가지를 흔들며
새로운 계절을 불러들였다
네 눈물은
달빛을 품고
길 잃은 이들의 발아래로 흘렀다
너의 웃음은
새벽을 여는 첫 새소리처럼
닫힌 문을 조용히 열었다
그 순간마다
이 세상은 조금씩 달라졌다
나는 바란다
너의 작은 떨림이
누군가의 심장을 울리는 메아리가 되기를
너의 한 줄기 빛이
이 세상을 가르는 강이 되기를
너의 손끝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바다를 일으키는 거대한 물결이 되어
누군가의 삶을 뒤흔들기를
너의 모든 순간이
단 한 번도 읽히지 않은
새로운 시가 되기를
그 시의 한 글자 한 글자가
세상 어딘가에 남아
잊혀지지 않는 별자리가 되기를
숲의 가장자리에서 기도한다
너의 발걸음이 닿는 모든 곳에서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기적들이
조용히 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