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마치는 중, 아니
출발하는 중
영업이 끝났다고 하면서도
고속터미널 꽃시장 할아버지는
붉은 장미 다발 끝을 긴 칼로 잘라주셨다
끝마치는 중
유칼립투스의 동그란 잎과 길게 뻗은 가지는
너의 하얀 달걀같은 눈 코 입에
스마일리를 그리고
시작하는 중
분홍과 파란 파스텔톤 리본의 부케와
반짝이 금박 트로피의 축복
빛나는 하얀 거품과 새 운동화
일월의 영종도 해변. 햇빛가루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내일 다음은
모레
기대해볼까
네가 부를 노래
네가 그릴 그림
네가 적을 글씨
출발하는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