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라도 말하고 싶은 걸까
나 좀 도와달라고...
내가 남편의 행각을 알게 되고 한 사흘쯤 후에 엄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다. 꿈에서 나랑 남편이 결혼식을 하기로 했었는데 여차저차해서 식이 취소됐다고, 너무나 이상한 꿈이라면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냐고 하셨다. 엄마는 둘 사이의 일이라고는 상상도 못하셨는지 혹시 시아버지 병세가 심해져서 그런 건 아닌지 전화라도 드려보라고 하셨다. 그 꿈 얘기를 들으며 결혼식을 파한 게 나의 미래인 걸까 싶기도 했었다.
어제는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꿈 하나는 기가 막히게 꾸는 사람이지. 꿈에 내가 나왔는데 너무 슬프다고, 너무 힘들다고 하더란다. 힘든 일이 있냐고 묻길래 사는 게 안 힘든 사람이 있겠냐고만 답했다. 조금 나아지나 싶다가 요며칠 다시 너무 괴롭고 힘들었는데…….
차마 할 수 없는 얘기를 꽁꽁 숨기며 살고 있는데, (특히나 친정과 아이들에게는 철저하게) 그렇게라도 나 좀 도와달라고 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힘들다고, 그런데 방법을 모르겠어서 정신을 차렸다가 놨다가 하고 있다고, 이러다가는 마음이 아파서 죽을 것만 같다고…….
나 정말 이대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걸까? 무슨 일 있냐고만 물어와도 가슴이 찢어지는데. 남편을 보면서 늘 두 마음인데. 마음이 아프다 아프다 내가 사라져 버릴 것 같은데…….
내가 선택한 사람, 내가 선택한 결혼, 내가 쌓아 온 가정. 버려야 내가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