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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쌉쌀 Jun 14. 2024

누가 말 좀 해줄래요? 잘하고 있다고

이만하면 그래도 잘한 거라고…….

내 마음이 얼마나 구린 시궁창인지

아무도 모르게 가리고 있는 거…….

정말 힘든 건데 잘하고 있다고.

정말 노력하고 있고, 정말 잘 해내고 있다고.

속 없어 보이게 늘 웃는 것도 진짜 잘하고 있는 거라고.

아이가 마음 놓고 사춘기짓을 하는 것도,

부모님이 나에게 이것저것 부탁을 하는 것도,

남편과 농담을 하고 얼굴을 보며 웃는 것도…….

니가 잘 하고 있어서라고.

잘 이겨내고 있는 거라고.

니가 씩씩해서라고.

너는 결국 그렇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그렇게 하다 보면 사람들이 보는 나의 웃는 얼굴이 진짜가 될 거라고.

세탁소 아저씨의 "언제나 참 씩씩해." "잘 웃으니 참 보기 좋아." 하는 칭찬에 가슴 아리지 않게 될 거라고.

엄마의 "그래, 부부는 너희처럼 살아야지." 하는 말에 씁쓸하지 않게 될 거라고.

동생의 "나는 언니가 부러워." 하는 말에 부응하게 될 거라고.

앞집 엄마의 "이 집은 싸우지도 않나봐." 하는 말에 딱 맞게 살 거라고.

그러다 보면 약과 술 없이도 오롯이 설 수 있을 거라고.


...


아무도 말 안 해주면 나라도 거울 보며 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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