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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Jun 24. 2024

나에게 미안해 지지 않기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내 정서가 불안해지는 날들이 있다. 

그건 어떤 습도와 공기의 온도와 나의 감정이 흔들리게 하는 요소들이 적용된 어느 순간들일까?

아직은 내가 섬세하게 깨닫지 못한 순간들에 나는 동요하고 동화가 될때가 있다. 


그런 내 상태는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상처받고 아픔으로 점철되어버린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말이다. 


충분히 여리고 어리고, 모든 것이 미숙했던 시절의 나는 몸만 큰 어린이었다. 

사고가 몸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고, 그만큼 그저 철없이 뛰어 노는 것에 빠져 있는 

순수한 어린아이였다고 생각한다. 복잡한 생각들 나 이외의 타인의 감정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그 순수하고도 악독했던 이기적인 마음에 사로잡혀 있었던 어린시절.


그 순간으로부터 내가 자유로워지는 건 언제일까?

그 순간을 떠올리지 않게 되는 순간일까?

아니면 그 순간을 떠올려도 이처럼 긴박하고 불안하게 심장이 동요하지 않게 되는 순간일까?


모드 기억이 좋은 것들로만 있을 수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아프고 괴로웠던 부분을 더욱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것을 마음속에서 생각 속에서 무의식 속에서 내가 많이 찾아보았고 계속 들춰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으로 돌아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을 고민한 적도 있고, 온전히 그 감정에 빠져서 속상해 한적도 있고, 타인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의 나의 무지함을 보며 같이 욕을 했던 적도 있고, 나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그 순간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에게 상처를 주고 계속 낫지 않게 들쑤시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픔이 있었던 순간의 나의 아픔은 덧입혀진 상처로 더 아프고 괴로움이 커졌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과 답답한 나의 모습을 느끼게 되면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나는 과거를 놓치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나에게 자유로운 마음을 허락하고 싶다.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히고, 붙잡아두고 나를 괴롭게 만들고 싶지 않다. 

아픔을 느꼈던 그 순간으로 충분했고, 이미 여러번 내 마음에 그 상처를 덧입혔다. 

괴로움을 배가 되었고, 아픔은 심장을 관통해 이미 내 마음에 구멍을 만들었다. 

외로움과 괴로움 그리고 혼자가 되었다는 마음은 언제나 어린시절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는 트리거로 존재했다. 


나는 이 감정과 이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더 이상 지금의 순간에 끌어들이지 않기로 선언한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순간들이 과거의 것과 연결될 일이 없는데도 나는 많은 순간을 과거에 엮어서 생각하며 나를 깍아내리며, 상처주면서 합리화 하고 있었다.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고 또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덩어리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나를 병들게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진실로 바라는 것은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겪지 않고, 기쁘고 좋은 것들 그리고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내고 함께 나누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쁨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이 마음을 계속 꺽게 만들고 과거로 엮어서 돌아가게 만드는 생각과 감정들의 낚시줄을 더 이상 들이지 못하게 만들것이다. 


과거야 잘가라. 

그동안 힘들었지? 이제 서로 편안하게 그곳에서 지내자. 

내가 그동안 많이 너를 붙잡고 있었고, 핑계거리가 되게 하고, 상처를 입는 것으로 도망쳐 왔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더 이상 나를 괴롭히기 위해서 너를 핑계삼지 않을깨. 너를 내 아픔의 이유가 아닌 성장을 위한 도구 였다는 것을 받아들일께. 너가 그때 나에게 주었던 괴로움은 충분히 내가 좋은 선택을 하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었어, 너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났었는데 내가 더 너를 끌어내고 괴롭히고 있었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이런 나를 사랑해주고, 다시 성장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너의 자리로 돌아 가길 바라고 생각 할 수 있게 되었어. 나에게 이런 시간들이 필요했었나봐. 내가 힘들었다는 걸 내가 나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것 같아. 계속 부정했던 것 같아. 그리고 믿지 않았었던 거야. 내가 변하고 있고,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런데 이젠 난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거야. 예전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많이 바뀌었고 변화했고 성장했기 때문에, 나는 상처났지만, 흉이 생겼어도 더 튼튼하고 건강한 삶을 살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제 불안하다고 너를 찾지 않을거야. 이제 내가 불리하다고 너를 찾지 않을거야. 이제 내가 외롭다고 너를 찾지 않을거야. 이제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순간의 나의 잘못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또 잘못을 시인할 수 있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 거야. 그동안 수고했어. 그동안 고마웠어. 그리고 이제 편안히 쉬어. 

그 순간의 내 잘못들을 보듬지는 못하겠지만, 내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고, 그때의 나를 용서하고, 그 감정들이 일어나야 했었던 이유들을 알고, 성장할께. 고마워. 사랑해. 


너를 더이상 나의 핑계와 도망치는 도피처로 만들지 않고 건강하고 삶을 마주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용기가 나에겐 생겨났어. 나는 외로워도 지금 힘들어도 그떄의 상황으로 그런게 아니라는 걸 알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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