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그것이 무엇이든지 제 각각 생성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거치고, 그 적정한 때가 있는 법이다.
하루의 시간도 이와 다르지 아니하니, 칠흑처럼 어두운 밤을 지내고 나면 엷은 여명이 어둠을 뒤로하고 생동하는 새벽을 맞이한다. 여명의 새벽은 아주 서서히 밝아오고, 역동하는 생명으로 가득 찬 아침은 어느샌가 한낮의 열기로 뒤바뀐다. 한낮의 태양빛이 서녘으로 넘어가면 다시 어둠의 밤이 찾아오는 것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지극한 자연의 섭리다.
그러니,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는 것을, 한낮을 지나고 나면 어둠으로 가득한 밤이 다가오는 것을 기뻐하거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그저 때가 되면 그때에 맞춰 시간이 변해가는 것일 뿐이다.
나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망하는 일을 계획하고 작정하면 시작해야 할 때가 있고, 시작했으면 꾸준히 해야 한다. 일을 계속해 나가면 장애물이 생길 때엔 잠시 쉬거나 둘러가는 법을 알아야 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직진해야 할 때도 있다. 그때그때 시기에 맞게 적절하게 일을 진행하고, 그것에 나의 최선을 다하여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때의 최선이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실함을 의미하는 것은 당연하겠다. 대개 그러한 최선은 소망하고 계획했던 일의 성취를 이끌고, 그럼으로써 원하는 바 그대로 온전히 성취할 수 있다면 기쁘고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럼으로써도 사람이 하는 일이란 처음의 바람과는 달리 내가 원하는 바 그대로 온전히 성취하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꼭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실제로 그렇게 원하는 바 그대로 성취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슬프고 불행하지는 않겠지만, 그래서도 아니 되겠다.
나의 인생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꼭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그만큼의 경제적 부를 얻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또한 누구나 인정하는 드높은 명예를 가졌음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그것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더욱 흔하게 만나볼 수 있음을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그'가 하고 싶어 하는 그대로의 일을 시작해서 소원하는 대로의 결과를 얻었을 때에나 할 수 있는 말인 듯하다.
그래서, 누구나 그렇게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하기를 원하고, 성공이란 것을 얻고 싶어 하며 자신의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길 원하지만, 누구나 성공을 얻을 수 없고 성공한 인생이 될 수 없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비록 소원하는 그대로의 성취를 이루고 성공을 얻었다 할지라도 온전하게 생을 마감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상황은 변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때를 위한 준비도 또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세상사 모든 것이 생성, 성장, 소멸을 반복하듯이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로 성취의 절정에 이르러서는 쇠퇴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대한 준비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성취에만 만족해서 나태해지거나 교만해하지 말고, 언제나 변화의 과정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달이 차면 기운다고 거기에 지나치게 마음을 쓰지 않아도 좋다. 겸손한 자세로 나의 삶을 대하며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하게 응대하고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매일매일이 어둠을 너머 새로운 아침을 열어주는 내일이 될 것이니, 오늘 성취하지 못했다고 절망해서는 아니 되겠다. 성취한 것에만 만족해서 나태해지거나 교만해하지 않아야 하겠다. 때로는 내일과 마주하며 오늘은 그저 편안하게 서 있다가 뒤돌아서면 그만일 뿐이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