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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안부

by 찬란한 하루

안부를 건네고 싶어 졌습니다. 책을 읽다가 덮고 왜 그러고 싶었는지 저도 모를 일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서로에게 안부를 건네는 일이 적어졌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게라도 안부를 건네며, 나는 나름 나쁘지 않노라고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같은 여름의 찰나에, 큰 숨을 내쉬며 살았다,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순간입니다.

그러나, 여름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하던 순간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치열하게 여름을 좋아했기에, 잠깐의 선선한 바람이 찾아왔을 때 큰 숨을 내뱉을 수 있었던 것 일 테니까요. 정신없이 하루를 살아내다가 사람들 사이에 섞여,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글을 써내려 가다 보면, 내가 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한 때는, 정말 내가 나이고 싶었습니다. 어떤 것에도 얽매여 있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나이고 싶었습니다. 모순적이게도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니 숨고 싶었던 그때와 다르게,

모든 무언가가 나의 일부임을 깨달았고 받아들여가는 지금이, 오히려 내가 나 인 것 같은, 그리고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향하는 기분이 듭니다.


여름과 여름 사이 찰나의 순간, 잠시 숨을 돌리는 지금. 당신은 지금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묻고 싶었던 안부는 이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때때로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 아무 생각 없이 웃고, 한 번씩은 글을 씁니다. 사랑받을 수 없음에 아파하고 슬퍼하던 순간을 지나, 지금 내 곁에 머무르는 것들을 사랑할 수 있는 지금을 알아차리고 귀히 여기는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부디, 자신만의 오늘에 이르러 닿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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