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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너무 좋아서

by 찬란한 하루

그냥

나를 너무 싫어했던 내가

어느날 내가 너무 좋아서 썼던 이야기



혜인 : 안녕!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는 되었을까?


혜인 : 준비가 되었다면 그 말은 거짓말이야. 나는 항상 준비된 상태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거든. 미숙할지언정, 도전을 해보는건 좋다고 생각해서 시작해보고 싶어.


혜인 : 멋지네. 너가 너를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제목이 '나는 내가 너무 좋아서'네.

왜 나를 좋아하는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는지 물어보고 싶어.


혜인 : 나는 내가 너무 좋거든. 요즘 유독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느껴.

생리를 하는데 감기가 같이 와서 너무 몸이 힘든데, 그 와중에 아버지가 사주는 마늘보쌈이 너무 좋은거야. 이렇게 호강해도 되나?할 정도로

그리고 감기약 입에 털어놓고 자는 것도 좋았어.

다음날인 오늘 대학병원 진료를 다녀왔는데, 임파선, 갑상선, 암 수치, 빈혈 다 깨끗하고 정상이래.

그게 너무 행복하고 좋았는데, 생각해보니까 힘든걸 이겨내는, 또는 이겨낸 내가 너무 좋았어.


뭘 써볼까? 고민하는데 그냥, 나는 내가 너무 좋아서라는 시작하는 말이 떠올랐어.

그냥 나는 언제나 내가 곁에 있는거잖아.

그게 이유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게 이야기의 시작이야.


혜인 : 너는 너를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사람이구나,

그렇다면, 궁금한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어?

사실 그러기 어려운 시대고, 살고 있는 환경도 그렇지 않나?


혜인 : 내가 나를 싫어했고 미워했기 때문에 그만큼 또 나를 좋아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사실, 그거 되게 외롭고 재미없는 일이거든.

내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게 되면 나 자신을 믿을 수가 없어.

그만큼 다른 사람도 진심으로 좋아할 수가 없게 돼.


본연의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고

사랑을 주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인데, 내 안에 사랑이 없으니

사는게 재미가 없었고 지겨웠던 것 같아


아, 나를 싫어하는 레파토리는 이제 너무 지겨워!라는 생각으로

바닥을 치고 나니까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 같아


혜인 : 뭔가, 단순한듯 보이지만 너다운 사고방식이네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


혜인 : 대단한 메시지는 전하고 싶지 않아

그냥 함께 이야기를 따라 걷는다고 생각해주면 좋겠어.


나를 좋아하지 않는게 이상한거 아니야.

나를 좋아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서,

나는 그 모든 기준을 존중해.


그냥, 나 자신에 대한 관심 혹은 호기심

그게 이 이야기를 통해 생긴다면 좋을 것 같아.



나는 내가 너무 좋아서라는 브런치북의 첫번째 글이될뻔했던 이야기.

미완성의 조각글이지만

내가 글을 쓰면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과도 닮아있어서

작가의 서랍에 고이 넣어두었다가

새삼 그때의 내 마음이 너무 예쁘고 귀하기도 하고 해서

올려보아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도

나를 사랑하는 나도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나도

모든 모양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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