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어진 Mar 21. 2024

가장 큰 슬픔

떠나보내는 일은 그저 슬프고, 슬프고, 슬프고, 슬픈 일이다.

 급히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힘드실까.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얼마나 슬프실까. 감히 공감할 수 없다. 부모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그런데 울고 있었다. 어머니는 소리 내서 울었고 아버지는 소리 내지 않고 울었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울 수 있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슬픔이다. 가장 큰 슬픔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할 일이지만 절대 괜찮지 않은 슬픔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상은 없다. 어떻게 보내면 그게 호상이 될 수 있나. 그런 건 없다. 떠나보내는 일은 그저 슬프고, 슬프고, 슬프고, 슬픈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적이 있는 사람들은 함부로 위로하지 않는다. 경험해 봤기 때문이겠지.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것을 알기에 침묵을 지킨다. 어떤 걸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것을 알기에 그저 손을 꽉 잡아줄 뿐이다. 겪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겪어보기 전에는 아무리 말해줘도 알 수 없다.


 부모는 나를 보며, 이렇게 살아있는데. 하셨다. 뒤에 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왜 우리 아들만.이라는 말을 하고 싶으셨겠지.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90살이 되어도 정정한데.. 이렇게 살아있는데. 왜 우리 엄마만. 겪어본 자만이 떠올릴 수 있는 생각. 


 자식을 잃은 슬픔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공감도 할 수 없다.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죄다. 나는 자식을 잃어본 적이 없으니. 


 부모의 손을 잡아주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그저 손을 꽉 잡아주었다. 겪어본 자만이 위로할 수 있다. 나는 제대로 위로해 드리지 못했다. 

작가의 이전글 너는 그렇게 나를 살찌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