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없는 청소년 활동, 영혼이 있는 청소년활동
청소년운동을 하며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전과 이후의 청소년활동은 달라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요즘 인터넷이나, 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영혼 없는 교육, 영혼 없는 사회, 영혼 없는 대답, 영혼 없는 삶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나 일상생활에서 ‘영혼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많이 이야기한다.
“저 사람은 영혼이 없어” 할 때 ‘영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보통 사람의 양심이나 죄책감 혹은 신에 대한 믿음이 결여된 사람을 영혼이 없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서 영혼이 있다는 의미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주체의식을 가졌느냐? 가지지 못했느냐?를 가지고 판단하고 싶다.
물론 도덕성도 중요하고 양심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신의 자유의지로 행동할 수 없다면, 그것은 로봇이나 컴퓨터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는 존재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28여 년 전 처음 청소년 일을 시작할 때 지자체나 청소년 관련 기관에서 청소년 축제를 많이 한 것 같다. 청소년 축제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휘황찬란한 조명과 빵빵한 음향 그리고 유명한 연예인 출연, 구색 맞추기로 댄스, 풍물 등의 청소년 공연이다.
그런데 이러한 행사들이 바깥으로 보이기로는 청소년들이 좋아하고 많이 참여한 성공적인 행사로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기보다는 청소년들은 하나의 부속품처럼 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행사에 단순히 들러리만 서는 그런 활동들이 요즘 유행처럼 말하는 “영혼이 없는 청소년 활동”이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굳이 거기에 청소년들의 참여가 있었다면 공연 관람객으로 참가하고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환호성과 박수 그리고 경품권 추첨에 당첨되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련회도 여전히 일방통행식의 군대 유격훈련의 축소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영향으로 아이들은 청소년활동이란 것은 재미없고 귀찮은 것이라 하며 다시는 수련회 같은 것은 가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여전히 일부 청소년댄스 경연대회, 가요제 등 성인들이 다 준비해 놓고 모집을 통하여 단순하게 청소년이 참석대상으로만 이루어지는 행사 그리고 극기훈련 식의 수련회 프로그램도 많이 이루고 있지만 조금씩이나마 작지만 청소년들이 기획 단계부터 실행, 평가까지 참여를 통하여 자기들만의 축제를 만들어 가고 또 수련회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가려는 움직임들이 많이 보여 희망을 가져본다.
최근 우리나라의 청소년활동에서도 청소년인권운동과 자치활동을 통한 참여권이 중요시되고 또 동아리, 운영위원회, 참여위원회 등 청소년자치기구를 통하여 단순한 참가대상이 아니라 주체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참여경험은 분명히 자기 효능감과 자기 존중감을 가져다 주리라 생각한다.
이제 청소년활동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을 프로그램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청소년들에게 자율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고서는 그들을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으로 키울 수 없다.
21세기 우리의 청소년 활동은 “자유의지를 가진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활동, 경제적 자립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자립하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활동, 바로 영혼이 있는 청소년활동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