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지막 '낭만에 대하여' 3부작이다. 글을 쓰다 보니 아버지로부터 내려오는 자식과의 유대가 그려지는 듯하다.
https://youtu.be/n1mGesKLMzQ?si=p4yfWEr7CSZmdiDW
오늘 곡은 쇼미더머니에 나오는 미운오리새끼로 넣었다. 우린 다 미운오리이지만, 언젠간 저 높이 날아오를거라는 의미로 ㅎㅎ
토니 스타크와 그의 아버지와의 재회 장면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혹시 다들 어벤져스4를 보았는가? 거기서는 아이언맨과 아버지 간의 엄청난 유대가 그려진다. 이 장면 하나로 이 글의 본질을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한데 갑자기 무슨 가족영화도 아닌 히어로 무비의 주인공 아이언맨이냐고 물을 수 있다. 난 미블을 좋아해서미블 시리즈를 다시 정주행을 했는데, 어벤져스4의 결말을 다 알면서 다시 보다가 어떤 장면에서 눈이 번뜩 떠졌다.
그것은 바로 토니 스타크(아이언맨)과 아빠가 재회하는 장면인데, 그때 굉장히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눈다. 뭔가 아이언맨이 마지막에 어떤 일을 할 것이라는 암시가 있다.
아래 대화를 보면 아이언맨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한다.
‘저도 딸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날 덜 닮은것같거든요’
‘난 대의보단 내 이익을 좇아 살았거든’
뭔가 뉘앙스가 자기처럼 안 컸으면 하는 마음이 보인다.그리고 무엇보다 아빠 자신이 살아온 삶을 후회하는듯한 태도가 보인디.
그리고 마지막에 타노스와 아이언맨의 대치 장면으로 넘어가보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아이언맨을 바라본다.
아마 이랬을것같다
"어. 지금이 그 수천만 분의 한 가지 경우의 수야. 근데 지금 네가 생각하는 걸 행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난 말해줄 수 없어. 오로지 너의 선택이야."
아이언맨의 눈빛을 보면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그때 아마 자신이 처음 히어로에 발을 디뎠던 시점, 그리고 함께 싸웠던 수많은 빌런들, 그리고 어벤져스 무리, 그리고 무엇보다 아빠가 자신에게 한 대화가 가장 크게 떠오르지 않았을까? 난 우리 자식이 대의를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하는 듯한 아빠의 소원. 그 이후 핑거스냅..
최근 이 영화를 보면서 아이언맨의 선택이 납득이갔다.'이거 단순 히어로 무비가 아니구나... 이런 메시지가 숨겨져 있었네' 했었다. 그건 바로 아버지와 아들 간의 깊은 유대감이다.
아이언맨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대의를 좇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이를 들은 아이언맨은 깊은 생각에 빠지고 핑거스냅을 했으니까 말이다.
극중에서 시리즈 내내 아이언맨은 아빠를 그리워하는 표현이 많다. 이 장면에서도 알 수 있다. 2편 빌런과 다투면서 신물질을 발견할 때의 장면이다.
우리 삶도 가만히 보면 이렇다. 지난 시간에 아버지께 내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냐고 물어보겠다고 했던 거 기억할 것이다. 난 아빠와 치맥을 하며 물었다.
"내가 노래를 듣다가 '현실이 꿈이 되버린 난 영락없는 어른'이란 가사에서 아빠가 생각났어... 아빠는 젊었을 때 꿈같은 건 없었어?"
아빠는 멋쩍게 웃으면서 "듣고 보니 노래 가사처럼 살았던 것 같네."
아빠는 나하고 동생이 어떻게 컸으면 좋겠어?
아빠는 또 한번 멋쩍게 웃으셨다. 그러고 이윽고 바로 진지한 답을 이어나가셨다.
"대백아, 나는 너랑 동생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 살면서 너희들을 가로막을 모든 선택의 순간에 흔들리지 말고 똑바르게 너희다운 선택을 해줬으면 좋겠어. 그럴려면 내면이 단단해져야겠지?"
생각한 것보다 더욱 단순했다. 그냥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있을 선택에 대한 대답을 하셨다. 그냥 남자로서, 직장인으로서, 또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삶.
나루토에서 미나토(나루토 아빠)가 구미호로부터 나루토를 보호하며 연출되는 장면이다. 미나토와 쿠시나(나루토 엄마)는 구미호의 발톱에 배를 찔리며 나루토를 바라보며 아이에게 바라는 점들을 하나하나 읊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별다른 엄청나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냥 편식하지 말고 많이 먹고 크게 자라렴...
친구들을 만들렴.. 많지 않아도 좋으니까...
이런게 우리 부모님들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아닐까?
이 일이 있고 난 후 나루토는 성인이 되어서 아버지의 뜻을 이어 나뭇잎 마을의 호카게가 되어 나뭇잎 마을을 수호한다.
이런 식이다. 대부분의 문학작품은 아버지 대에서 이루지 못한 뜻을 아들이 이어받아 이룬다. 물론 여기에 사랑까지 첨가되면 더 엄청난 장면이 연출된다.
어제 아빠에게 이런 질문을 하니 옆에 있던 엄마는 "너는 부모님이랑 이런 대화하는 거 안 부끄럽니? ㅎㅎㅎㅎ" 이러셨다. 하지만 낭만 3편을 써야 했기에 "아니 뭐 어때" 이랬다.
생각보다 훨씬 더 담담했던 아빠의 대답. 그냥 앞으로의 선택에 흔들리지 말고 너답게 살아라... 어벤져스 마지막처럼.
어쩌다 보니 분명히 낭만으로 시작했는데 한국인스럽게 또 부모님 이야기가 나와버렸다. ㅠㅠ 근데 어제 부모님과 대화 속에서 내가 느낀 건 '아, 그냥 내면이 단단해지고 모든 선택에서 나답게 행동해야겠다' 이것이었다. 그것이 아빠가 바라는 남자로 성장하는 거고 그게 아빠의 낭만을 이뤄드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래의 토니 스타크처럼!
"I'm Iron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