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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유책 배우자가 되어야 하는가

by 쌍문동꿀벌 Mar 12. 2025

이것은 단순한 감정 싸움이 아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선택과 후회, 그리고 법이라는 틀 속에서 움직이는 인간의 전략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때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폭력을 행사한 남편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나는 누구처럼 칼을 들지도, 주먹을 휘두르지도 않았다.


다만 분노를 삭이지 못해 물건을 부셨다.
그게 법적으로는 폭력일 수도 있고, 감정적으로는 위협일 수도 있겠지만,그녀는 그 행동을 곧바로 경찰 신고라는 선택지로 이어갔다.
그리고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나는 끝내 말을 땠다.


내가 오늘 분명히 접근금지 명령이 지났으니까

 챙기러 간다고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그날 집을 비워달라고 말했지? 내가 빚을지고 세입자로써 전세를 사는 내집에 쫓겨나 지금 짐 챙겨 간다는데


오자마자 장모님이 나에게 너 때문에 내 딸이 정신병원약을 먹는다며 약봉지도 보여주는 식으로 화장대 위에 놔두고 왜 그런거냐 나는 그런거 없이 좋았을까?는 평소에 인내해가며 참았다


나도 한땐 부부사이의 갈등과 매일 참아야만 하는 내 스트레스에 난 직접 몰래 신경정신과 약도 먹었었고 그런거에 의지했을 때도 있었지만 약을 스스로 끊어내며 집에서는 죽어지내고 니 비위 다 맞추고  주말에는 밥도 하고 집안모든 청소 빨래등 다 해가면서도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내 스스로 헬스장에 가고 뭐든지 노력해왔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울면서 말한다.
"나는 이혼하고 싶지 않아."
이제 와서? 난 이제 너 니네 집구석 모두 꼴도보기 싫어졌어 


내가 너랑 까질러 놓은 애새끼가 있냐 뭐가 있냐?

차라리 잘 됐고. 내 생각은 변함없다.


야.세상 어떤 남자가 마누라가 남편 경찰에 신고하고 말 같지도 않은 때렸다는 말 주장해서 은팔찌 차게 만들어놨는데 어떤 놈이 그런거 받아줘가며 일방적으로 너랑 같이 살 사람이 있을 거 같냐?


여청수사팀은 원래 여자말을 듣고 나서 그런 가정폭력을 포커싱으로 초점을 두기 때문에 신고한 이상 내가 니 주장대로 다 들어줄 수 밖에 없고 단순한 것도 폭행으로 되어버리게 만드는 그런곳이다 물건을 집어던진 것도 폭력이고 내물건 부신것도 폭력이지 근데 너 때렸다는 거짓말은 왜 거기포함돼있는거니....


접근금지 신청 뭐 이런거 인터넷에 쳐 봐...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는 안돼는 애들이나 이혼할려고 신청 하는거야 그건.




유책 배우자로 몰리는 과정
이 모든 과정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생각해 보자.
-접근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정작 본인은 나에게 계속 연락을 했다.
-처음에는 "당신이 무섭다"고 했지만, 지금은 내가 이혼할것을 고수하자"재산분할을 하자"고 한다.

-이게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던 잘못된 신고임을 알면서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간 건 인간적으로 기소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쁘니 탄원서를 내달라고 했다.


-그녀는 "그러면 나한테 뭐가 이득인데?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어 그건 경찰이랑 검찰이 너에게 내린 결과야 억울하면 항소해"라고 되묻는다.


이 모든 게 단순한 감정 문제인가?
나는 오랫동안 혼란스러웠다.
정말 그녀는 나를 두려워한 걸까?
아니면, 단지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움직였던 것일까?


그동안 이혼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불리해 질것 같으니까 컨셉을 바꾸는게 눈에 보여...


너는 내가 밖에서 왜 감정기복이 왔다갔다 하는 사람을 위해 먼저 사과를 하고 먼저 밖에서30분을 찾아다니며 왜 전화를 계속 어디냐 너 왜그러냐 찾다가 끝끝내 비아냥거리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아 인간적으로 대우받지도 못할거라면 화를 내자!

는 사전지식도 전달하지 않은채 장모님이 내게 이런말을 왜 하시는지?



접근금지 명령이 해제된 후, 그녀는 변했다.
이제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너를 아직 사랑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법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
이것이 단순한 애증의 감정이라면,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내가 잘못했다"는 사과가 아닐까?

나는 깨달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들이다.그래서 나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나는 왜 싸우는가
나는 법정에서 싸우고 있다.
그리고 내 가슴속에서도 싸우고 있다.

나는 집안을 이끌어 갈 책임이 있는 장남의 또 장남의 장 손으로써 내 가문을 기억하며 책임지겠다고 했지만, 나는 한때 흔들렸다.


이 사람이 정말 내 운명이 아닐까?
그러나 이 감정이 가문을 지킬 수 있을까?
한순간의 애정이 가문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될 수 있을까?

내가 해야 할 일은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것이다.


내가 유책 배우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내가 이 결혼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결국, 나는 나 자신을 지키기로 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해서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가진 것이 아쉬워서 남아 있으려는 것뿐이다.


나는 이런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
가문의 이름을 지키고,
내 정신을 지키고,
내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이 모든 감정적 흔들림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는 이제 이혼을 준비한다.
내가 유책 배우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싸움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을 하는 싸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은 내 감정의 끝에서, 나 자신을 붙잡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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