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찰의 시간
요즘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법적으론, 나는 '유책 배우자'로 낙인찍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나는 이 결혼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가?
그리고... 이 사람과 계속 함께할 수 있는가?
결혼 생활이란, 남자로서 강인함과 포용, 자상함과 때로는 엄격함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상대방이 내게 "개새끼"라고 퍼붓고, 소리를 지르고, 차갑고 날선 말로 매 순간 내 가슴을 찌르는 순간들…
그건 내 안에 깊은 흉터로 남았다.
남자는 그런 말 한 마디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 모든 걸 증거로 남기지 않았다.
싸울 때마다, 욕을 하고 소리를 질러대던 모습도
'그래,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겨왔다.
하지만 내 아내는 다 달랐다.
모든 걸 모아, 녹음하고, 캡처하고, 파일로 만들며 증거를 준비했다.
그림을 완성해놓고 마지막 색칠만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는 이제, 변호사를 만났다.
나는 내 잘못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이 결혼을 끝내는 것이
나 자신에게, 그리고 그녀에게도
가장 최선의 선택임을 인정한다.
4월, 나는 이혼 소장을 먼저 제출할 예정이다.
원하는 금액은 주겠다.
내 재산은 지키고 싶다.
하지만, 그 외의 감정싸움이나 핑계는 이제 지쳤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나는 내 몫의 책임을 지고
조용히 내 길을 가려 한다.
이 글을 쓰며, 또 한 번 다짐한다.
나는 내 상처도 안고 살아가겠다.
그리고 더는, 내 인생을 소모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