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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s Meer Jun 06. 2024

표류 1


진저리가 나서

떠났다.

첫 번째 목적지는

투명한 마을-

모든 것이 투명하다.

사람도 동물도 사물도 모두

유리처럼 투명하다.


자세히 보니 마음의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다.

뿌옇거나 금이 가 있다.

마음이 티 없이 맑고 깨끗할수록

사랑받는 세상인 듯했다.



어떤 이가 나에게 말했다.

마음에 금이 많이 간 사람일수록

잘 피해 다니면 돼요-


그러나 곧 알게 되었다.

마음에 금이 간 사람들은

알아서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숨어서 부서져갔다.


순간 답답해진 나는

얼른 버스를 골라잡고

그 마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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