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호-안녕하세요, 테야입니다(feat. 열린 결말)
나는 테이블 야자다.
현재 나는 3호(?) 화분에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2호용에 살았다.
룸메이트 민은 나를 아껴 준다. 민은 나를 테야라고 부른다. 가끔 집이 좁아 미안하다고도 한다. 그럴 때는 어쩐지 얼굴도 붉고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난다.
난 그저 민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이곳이 좋은데. 내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얼마나 조심하고 있는지 민은 모를 거다.
민은 쭌이라는 친구도 퍽 좋아하는 것 같다. 쭌이라는 단어를 영어 단어처럼 가끔 되뇌인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지, 직접 본 적은 없다.
쭌은 어떻게 생겼을까? 잎은 어떤 모양이고, 꽃은 어떤 색깔일까?아니, 아니지. 민의 친구니까...어떤 사람일까? 나도 궁금하다.
그런데 최근에 쭌과 비슷한 사람을 본 것 같다. 그때는 민이 야근을 하는 날이었다. 민을 기다리던 나 역시 잠깐 잠이 들었다.
삑 삑 삑, 삑 삑 삑 , 삑 삑 삑 삑
들어온 사람이 민이 아니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남자여서 더욱 놀랐다. 민이 불을 켜놓고 나간 덕분에 그 사람의 얼굴을 잘 볼 수 있었다.
어쩐지 붉어진 얼굴부터 수줍음이 많은 성격 같더니만, 민이 없고 나만 있는 걸 보자마자 허둥지둥 나갔었다. 그가 쭌이라면, 민이 엄청 반겨줬을 텐데. 왜 그렇게 급하게 나간 건지.
그 사람이 쭌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만약 민의 집에 남자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건 쭌이라는 사람, 오직 하나뿐일 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 없다.
▷ Jeff Bernat, Call You M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