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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여름 Apr 27. 2024

푸른 산호초

모르는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한국의 것도 서양의 것도 아닌
이국의 악기의 소리가 들렸다
친구와 악보를 보고 즉흥적으로 불렀다.

어느 겨울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들려주고 싶은 말을 차곡히 담아두었다.
그것이 방에 남은 체로
바래질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것에 글 이외의 것을 담은 적 없건만,
말이 아닌 것들이 흩트려진 체로
내 방에 맴돌곤 했다.

글 이외의 것들마저 악보에 담은 어느 사람은
자신의 편지가 이국에 전해질 것을 걱정했을까
그의 사정 따위 알리 없는
술에 취한 두 남자가 감히 읽고 들으리란 것을.

똑바로 전해지긴 했을까?

나는 이런 걱정은 하지 않으련다
내 방에 부유하는 글들이
다른 누구의 귀와 입에 담기는
얄팍한 상상을 헤집어 글에 담으련다.

파도가 들어오고 나선다
당신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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