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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여름 Sep 13. 2024

가슴 속에 목줄

검은 시

언덕 위에

비틀거리는 개 한 마리

새까만 털에 진득한 아스팔트 흐른다


겨울 나뭇가지 위로

평행봉을 입에 물고 거닐다

쓰러진다

마의 산에서 나는


가슴속에서 자라난 검은 쇠사슬이

어디까지 추락하는지 보다가

작게 속삭인다

이 모든 게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냐고


언덕 위에

여러 목줄을 달고 있는 사람이

사방으로 속박된다

묶이고 싶어 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라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나를 지구에 더욱 묶이게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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