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나름(?) 평범했던 나의 학창시절?
시간은 흐르고 흘러, 지금의 저는 벌써 3학년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이 되었네요.
약 10여년 전, 처음으로 반 배정을 받았던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또래 친구들과 다르게 혼자 05년생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놀림을 받던 시절이 있었죠. 왜냐구요? 그때는 잘 몰랐지만, 어머니께서 '빠른년생'이면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남들보다 1년 시간을 버는 거라며 초등학교에 조금 빨리 입학하게 되었다죠.
만 20세가 된 지금, 아직도 종종 그 시절을 회상하곤 합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정의내리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는 '빠른년생'도 나름 저를 정의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그렇게 중요한 사항도 아니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빠른년생이라는 점이 내심 기쁠 때가 있답니다.
지금의 저를 10대 시절의 나와 비교해보자면, 마음가짐, 태도, 성격, 성향 정말이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달라졌어요. 이건 뭐, 거의 다른 사람이죠.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죠?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이쯤에서 이 글의 제목을 한 번 살펴봐줘야해요. 제목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생각으로 제목을 정해봤어요. '비록 학창시절은 평범했어도, 나는 ...!'
저기 저 '...!' 뒤에는 어떤 말이 숨어 있을까요? 비록 학창시절은 평범하게 보냈지만, 나는 절대 평범하지 않다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10대의 저는 지금의 저와 성격적으로 굉장히 다른 사람이었어요. 초등학교 시절에 그나마 기억나는 점이 몇 가지 있다면,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동기부여되는 말을 되게 자주 해주셨어서 한 번은 선생님께 칭찬을 받으려고 일기 쓰기에 무려 3시간을 투자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도 왜 그렇게 '일기 쓰기'에 광적으로 몰두했는지 모르겠는데,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건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던 걸까요? 지금은 집 안 어딘가에 꽂혀 있어서 찾아봐야 되긴 하는데, 그렇게 열심히 공들여서 쓴 줄글 일기와 그림 일기들을 펼쳐볼 때면 '아, 이때 일기 쓰기에 진짜 진심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곤 한답니다. 그림 그리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서, 저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일기 쓰는 걸 좋아했어요. 4컷 만화로 교훈 표현하기, 덕목 10행시로 일기 쓰기, 상담사에게 상담 받는 형식(?)으로 일기 쓰기, 영어로 일기 쓰기,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 등.
또 한 가지 기억 나는 건 6학년 때인데요. 이때는 그렇게 좋은 기억은 아니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는 되게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우리 엄마 아빠가 정말 아낌없이 사랑을 주어서 키웠는데도, 그때는 새학기 처음 보는 친구한테 절대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수업 시간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보며 우울감을 느끼는 부정적이고 소심한 친구였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어떤 정신 질환이 있거나 극단적인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예를 들어 '나는 안 될 거야','나는 못할 것 같아','나는 자격이 없어'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자주 하고 또 그런 말을 자주 꺼내는 초딩이었기 때문에 아마 주변 친구들도 다가오기 쉽지 않았을 것 같네요. 한 번은 쉬는 시간에 꺄르르 꺄르르 활기찬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계신 우리 담임 선생님을 보면서 '아, 저 선생님은 나같이 조용하고 부정적인 학생은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나도 저 친구들처럼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어요. 지금은 그때와 정말 딴 판인데 말이죠!
음, 중학교 때의 저는 어땠을까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텐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아무래도 호르몬 변화 영향 때문인지, 그 시절의 제가 우리 부모님께 어떤 심한 말과 행동을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해요. 우리 어머니는 나를 혼냈던 기억, 내가 예의없고 4가지 없게 굴었던 기억을 대부분 갖고 계신데 말이죠. 그래서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죄송하다고 말합니다. . .
그래도 조금은 생각나는 몇 가지 기억을 가지고 중학생의 저를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보자면, '소심한', '욕심 많은', '시기 질투 많은','우유부단한','성격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등이 되겠군요.
제가 브런치 작가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떠한 글에다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라는 말을 적은 적이 있어요.
중학교 1,2학년 때까지만 해도 저는 중간고사 점수 나오면 점수 확인하고, 심지어 시험 점수 나온 날 교탁 앞으로 가서 점수를 확인해야 하는데 제 차례에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중학교 3학년 때 정말 멋진 인생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어린 나이부터 미래를 열심히 준비하는 멋진 친구들을 주변에 두기 시작하고, 아마 그때부터 심리상담의 시너지도 발휘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좋은 선생님께 심리상담도 받았었거든요. 그때 선생님께 여러 번 혼나고, 많이 배우면서 스스로가 만들었던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죠 .. 중학교 3학년 때 본 첫 시험에서, 반에서 1등, 전교 18등을 찍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무래도 이번 시험, 잘 본 것 같은데 ...' 하는 생각에 궁금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방과후에 담임 선생님께 찾아가서 생전 들어보는 전교 등수를 듣고, 학교 안에 있는 공중전화로 곧장 전화를 걸어서 엄마한테 울면서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공중전화도 지금은 없어졌지만, 교통카드 대고 전화할 수 있는 나름 요긴한 녀석이었는데 말이죠.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의 저는 어땠을까요? 중학교 마지막 학기 때 학교 선생님들이 하도 겁을 많이 주셔서, 고등학교 시험 때 받게 될 성적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던 거예요. '내가 안그래도 공부를 제대로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고등학교에 가면 많은 친구들 성적이 중학교 때보다 더 떨어진다는데 .. 어떡하지 ㅠㅠ' 이 생각으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서실에서 중학교 복습 + 고등학교 예습 공부를 하며 살았답죠 ...
중학교에서 좋은 추억과 인간적인 성장을 얻고 고등학교에 가서 얻게 된 첫 시험 성적은? 정말 성적표를 처음 받고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못하면 세자리 수 전교 등수가 찍혀 있을 줄 알고 쿵쾅대는 가슴으로 전교 등수를 확인했는데, 전교 3등이 나온 거예요 !
그 이후로 고등학교 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차차 풀어보도록 하겠어요.
이제, 점점 최근과 가까워지네요. 수시 지원을 마친 후에 대학교들이 하나씩 발표가 나기 시작하는데, 분명히 '하향 지원'이라고 생각하고 썼던 대학교들이 죄다 줄줄이 예비 번호도 없이 불합격하는 겁니다. 어이도 없고 그동안 내가 했던 노력이 뭐가 되나 싶은 마음에 설마 재수 .. ? 설마 재수..? 난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 라는 오만가지 걱정이 들던 시기, 연세대학교 최초합격 발표가 나는 날, 수험번호를 입력하고 '예비 2번'이라는 결과를 보게 되었죠. 그때 그걸 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아, 어쩌면 나 재수 안 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었죠.
사실 지금까지 했던 얘기들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성적, 석차, 학업 등등과 관련된 얘기인데 쓰다보니 제가 그동안 살았던 인생이 요런 부분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네요.
그렇게 노력을 그럭저럭 해서 대학교라는 인생의 첫 사회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러한 대학 생활을 지금까지 해본 바로 느끼는 점은, 10대 시절 겪었던 나의 학창 시절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너무나 무궁무진한 것들이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이었죠. '공부','수능','대학'만이 인생의 전부고 내 목적지라고 생각하던 학창 시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각으로 삶을 살아가다보니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 내가 준비만 되어있다면 붙잡을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회들이 너무나도 많고 내 인생은 이걸 하나 하나 다 경험하기도 부족한 시간이라는 사실을요.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이 프롤로그의 제목을 돌이켜 봅니다. '비록 학창시절은 평범했어도, 나는 ...!'
물론 브런치북의 소개에 적은 것처럼, 저는 아직 20년이라는 세월 밖에 살지 않은 인생+어린이, 인린이(?)랍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새롭고 도전적인 경험을 정말 다양하게 해보았고, 이런 맛에 인생을 살아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욕심이 가득하네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은데, 그걸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확실히 인생이라는 건, 고통이 맞는 거 같기도 해요. 내가 어쩌다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렇게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인생의 여러 시련들을 겪어왔고, 앞으로도 겪어야 하는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마음이 착잡하고 괴로워지기도 하지만, '고통'은 어쩌면 그렇게 나쁘기만 한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고통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고, 지금의 저는 나름 쉬운 인생 road에 속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앞으로 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음 ... 때로는 그런 생각도 합니다.
'그렇게 주어진 고통도 내가 겪어내고 감당할 수 있으니까 나에게 오는 거 아니겠어? 만약 하다가 안 되면, 그냥 망하지 머! 웬만해서는 실제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시련까지는 잘 안 주실 것 같은데, 만약에 내가 죽어야 한다? 죽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다? 그러면 뭐 어떡해 죽어야지. 그 전까지는 내가 이제 후회없이 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렇게 세상을 떠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는 해요.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생각이 너무 가볍거나 멍청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는 게 왠지 모르겠지만 너무 힘들 때 힘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삶의 시련들을 너무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게 도와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이야기에서는 제가 어떠한 생각을 하며 성장하게 되었고, 현재 대학생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