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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 Mar 08. 2024

사랑이 깃든 타지마할

  

  이번 칼럼의 소재인 ‘타지마할’은 유년 시절에 한 번씩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도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는 모르더라도 타지마할은 인지하고 있으므로, 인도의 대표 랜드마크라 일컬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 여행에 있어 기대한 곳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전날 쇼핑몰에 가서 옷도 구입하고, 혹시 모를 물갈이를 예방하기 위해 외식은 삼가는 등 만발의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타지마할은 뉴델리에서 차로 대략 편도 4시간 떨어진 아그라에 터를 잡고 있다. 2주간 뉴델리에 위치한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에서의 힌디 연수를 위해 그 기간 동안 지낼 안락처가 뉴델리에 있었다. 연수 후 방문한 곳들은 뉴델리를 기준으로 아래쪽에 위치하고, 아그라는 위쪽에 위치하므로 뉴델리에서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 전에 아그라에 방문해 타지마할을 만끽해야 했다. 인도의 각 여행지마다 목표로 하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아그라에서의 목표는 타지마할뿐이므로, 연수가 없는 주말에 같은 과 친구들과 10인용 버스를 대여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하였다.


   

  재롱 피우며 돈을 달라는 아이들, 갓난아이를 안고 구걸하는 여인들, 묘기를 부리는 원숭이가 인도의 차도를 차지한다. 아그라로 향하는 버스에서 처음 원숭이를 맞이했는데 그 묘기가 마치 서커스 같았다. 손도 흔드는 여유를 지닌 아주 늠름한 원숭이였다.


  4시간의 여정 끝에 드디어 타지마할에 도착했다. 타지마할은 사진을 건지는 것도 하나의 목표였으므로, 외투가 있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 버스에 외투를 두고 내렸다. 겨울의 뉴델리, 아그라는 살을 에는 추위이다. 가을날씨라는 정보를 얻은 나는 한국에서 가죽재킷을 챙겨 갔는데, 추위를 막아주는 데에는 무용지물이었다. 그곳에 머문 내내 추위에 떤 기억이 스친다.



  타지마할은 기대에 나름 부합하는 큰 규모였다. 사실 다른 관광지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렇지만, 타지마할은 다른 건축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타지마할만의 매력을 지녔다. 가까이에서 타지마할을 음미하면, 섬세한 하얀빛의 대리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얀빛의 대리석에 새겨진 조각은 어느 하나의 모양도 같지 않고 정성 들여 조각한 섬세함이 묻어난다. 타지마할의 정면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위와 같은 모습이지만, 측면은 다른 건축물이라고 해도 속을 정도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욱한 안개는 왠지 모를 신비로움으로 나를 감싼다. 이 건축물은 완공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가득 찬 22년의 긴 시간이 담겼다. 샤자한이 뭄타즈마할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은 무덤이라 그런지 샤자한의 뭄타즈마할에 대한 사랑이 아득하게 서려 들어 있다. 샤자한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타지마할에 집중하느라 휴식도 잊은 채 눈에 담으려 분주했다.


  사실, 이곳 타지마할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인도인에게도 굉장히 인기 있는 관광지이므로 정말 많은 인도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몇몇 사람들은 인도 땅에 있는 외국인을 너무 신기해하는 나머지 사진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도촬 한다던지, 내 옆에 와 허락을 구하지 않고 나와 함께 셀피를 찍고 간다. 물론 모든 인도인들을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다. 어려울 때 도와준 착한 인도인들이 정말 많았다. 그들의 친절함은 도움을 청한 사실이 미안해지게 만들 정도로 선함이 배어 있다. 학교에서 만난 내가 좋아하는 나의 소중한 친구도 인도인이다. 아무튼 타지마할을 눈에 담으려는 나의 노력과 더불어 다른 이들의 카메라에 담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에 타지마할에서 나왔을 땐 정말 기진맥진이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이고, 타지마할을 곱씹어보다 아주 편안한 깊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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