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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코코 Jul 27. 2024

하염없이 퍼붓는 빗속을 거닐며

폭염에 내내 시달리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가 반가운 마음에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태양이 항상 반가운 친구는 아니다.

더위는 우리를 심하게 힘들게 한다. 

갑자기 내리는 요란한 비가 나의 모든 상심을 씻어준다.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하늘은 언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더위에 지친 나를 몰아치는 빗소리가 쓰다듬는다.

힘든 일도, 어젯밤의 고뇌도 이 세찬 비가 모두 닦아준다.

인생의 허무함도 이 빗속으로 같이 떠내려간다.

세상은 이런 비 내리는 감동에 살아볼 만하다.

더위는 오랜 시간 우리를 절대로 괴롭히지 못한다.

힘겨운 시간도 결국 이런 반가운 비를 만날 수 있다.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여름은 지나고 낙엽의 가을이 우리에게 다가오듯이 힘겨운 건투도 끝내는 서늘한 바람과 한가한 여유를 불러오겠지.

내 삶의 희망은 친구가 되어 내 곁에 곧 다가오겠지.

더위에 지치고 고단하던 나에게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이 비가 고마워서, 이 비가 반가워서,  더위가 나를 너무 괴롭혀서, 이 비가 마음의 한가운데 오래도록 머물기를.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을 무작정 거닐며 내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 본다.

과거는 나에게 무더운 시간이었지.

하지만 이제 하늘에서 비가 퍼붓는다.

시원한 빗줄기에 내 마음도 내 감정도 시원해진다.

쏟아지는 비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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