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책을 읽은 뒤
나는 학생 시절부터 사회생활을 할 때까지, 이상할 정도로 '멘토'라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 학원을 가고 어느 사수를 만나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이 사람이 나의 멘토다'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이유는 내가 상대방을 무시해서도 아니고, 내가 위대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단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나의 직관은 늘 확고했다. '나는 이 사람을 계속 따르지 못할 거야.'
내가 누군가를 멘토로 여긴다면 나는 꾸준히 그 사람의 배움을 받아야 하고, 숭배하고, 뜻을 따라야 마땅하다고 여긴 탓일까? 나는 그 누구의 뜻도 끝까지 따를 자신이 없었다.
거만한 걸까? 하지만 그런 느낌은 결코 아니었기에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때로는 멘토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웠다. 주변의 친구 중에 고민이 있으면 바로 달려갈 수 있는 멘토가 있는 친구가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꼭 동시대에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어도, 고인이 된 위대한 인물을 롤모델로 삼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봤다. 그들은 인생 난관에 부딪히면 '이 분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며 답을 얻는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나는 고민 상담을 하고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존재가 없었다. 이런 내가 이상하게 느껴져 멘토를 찾으려고 노력했던 시기도 있었다.
이런 고민이 있는 나에게, 우주가 따뜻한 손길로 해답을 건네주었다. 그 해답은 <싯다르타>라는 책이었다.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내가 그동안 멘토가 없었던 이유는 그냥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항상 있었다. 멘토에 대한 의심, 결핍, 불안함이 왜 존재했는지 그 이유를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지혜는 남을 통해서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혜와 깨달음은 누군가의 말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통찰을 통해서 '경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누구도 대신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나의 영혼이 직접 경험을 해야 그것이 비로소 가르침이 될 수 있다. 타인의 경험과 말은 나에게 등불이 되어줄 수 있지만 진정한 가르침이 될 수는 없다.
애초에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개인의 수련'이 아닐까?
나는 이런 이유로 나에 대한 자기 탐구를 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나는 인생에서 수많은 스승들을 만났다. 그들은 책 속에 있었고, 실제 인물로서 내 앞에 존재했다. 나는 그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면 찾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지혜는 내 안에 있음을 확신한다. 그리고 내면의 지혜는 나의 경험, 글쓰기, 사색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로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은 나의 경험이고 내면의 목소리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경험을 사랑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것만이 '자기실현'을 위한 유일한 길이지 않을까?
오늘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