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정글이니까요.
지금 연습!
밖은 정글이니까요.
불평이 이미 목 끝까지 차 있었다.
본인의 성과를 가로채는 상사와 일하는 중이었다.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직의 빈번함을 생각하면 금세 다시 이직하는 것은 좋은 시점이 아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성장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여, 좋은 영향력이나 네트워킹에도 도움이 안 된단다.
다른 부서 채용 공고를 보고 전배 신청을 했으나, 채용 담당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궁극적으로 사업을 할 계획이었다. 지역 사회를 위해 좋은 활동을 하고자 했고, 후원자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고 싶었다. 더 큰 자금 형성을 위해 부동산 투자와 경매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야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지금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나 윗분들은 느리고 도움이 안 돼서 너무 속상하다고…
코치들도 여럿 만나보았지만,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라고 하소연했다.
코치들은 최선을 다해 성찰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들을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듣고자 하는 답을 얻지 못하고, 결국 자신이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으니 답답함이 쌓였을 것도 이해가 된다.
오픈 질문은 그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단답형, 네·아니오로 답해야만 본인이 놓치는 것을 그나마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힘들죠?
네.
회사 사람들이 도움이 안 되죠?
네.
다른 팀으로 옮기려는 이유는 이력서에 한 줄 더 추가하고 싶어서인가요?
네.
보고 배우고 싶은 동료나 윗분이 지금 조직에서는 안 보이죠?
네.
당장 이직을 결심하더라도, 도전해 보고 싶은 회사가 눈에 안 보이죠?
네.
그의 불만을 토로하고 불편한 마음을 설명하는 데 이미 대부분의 시간이 지나 있었다.
“오늘 얻고 싶은 답이 무엇인가요?”
“그냥 아무 답이 나요. 제가 이렇게 답답하니까 어떤 답이라도요. 지금 틀린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확인하고 싶어요.”
세션의 시간은 이미 끝나가고 있었고, 그는 단 하나의 답이라도 가져가길 바랐다.
***
“그래요. 질문과 답은 여기까지 하시죠. 오늘 하나라도 정리된 답을 가지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 답답한 마음이 충분히 들립니다. 성에 안 차는 상황도요.
미래에 하고자 하는 좋은 일들도 훌륭합니다. 도전과 성장을 숨 쉬듯 추구하고 달려가고 있어서 그렇게 들립니다.
계속하십시오.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는 일을.”
***
그리고 이어간 말들:
지금 있는 곳에서 마주치는 어렵고, 답답하고, 수준이 낮은 성과들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려보세요.
지금 대하는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프로젝트 모두 본인의 연습 과정이라고 관점을 달리해보세요.
충분히 연습해서 마스터하세요.
본인의 능력치를 최대로 올리세요.
미래에 하고자 하는 일을 하시려면, 지금 주어진 안정적이고 제한적인 환경에서 이미 잘하고 있어야 합니다.
밖은 정글입니다.
대단한 재력가나 고객사가 기대하는 질과 양이 지금보다 더 까다로울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지금 상황은 정말 소소한 것일 수 있습니다.
타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스스로가 휘둘린다면, 연습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주세요.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유능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한다면 재능을 키울 수 있는 도전을 주실 겁니다.
본인이 믿는 신이 있다면, 지금의 상황은 큰 사랑과 관심의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세션 내내 씩씩거리며 코에서 김을 뿜던 싸움소 같던 그가 가만히 들었다.
어깨를 내리고, 좁아졌던 미간의 굴곡도 옅어졌다.
***
휴우…
달리는 기차 안에서 창문만 뚫어지게 바라보지 말고, 시야를 멀리 두고 지나가는 경치를 보라고 말을 끝냈다.
나라고, 지금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렇게만 살아왔겠는가?
기차가 뭐야
하이퍼루프 탑승이었을 거다.
***
후회나 아쉬운 게 있냐고?
그렇지 않다. 9할 정도…
나머지 1할은, 그 순간을 조금 더 음미했다면 마음이 조금 더 부자였을 것이라는 데 있다.
여러분, 함께 부자 됩시다!
나는 지금도 투정 부릴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보는 중이다.
지금입니다!
사람과 문제 사이, “낀 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 속에서
“생각 리터치”로 조금 다른 각도로 사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울고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프로 코치로서, 생각의 결을 다듬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더 많은 “낀 자”에게 닿기를 소원합니다.
생각이 잠시 머무는 곳,
오코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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