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테일 랩 Oct 20. 2024

도심 속 작은 마을: 퍼블릭 가산 몰

한때 뉴스에서 한창 이슈가 됐던 부동산 중 하나인 지식산업센터. 최근 준공을 마친 <퍼블릭 가산>은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입주가 많이 진행되었다.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이곳까지의 거는 500m가량으로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어 접근성이 좋지는 않다. 실제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도로 위의 유동인구는 적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길을 걷다가 즉흥적으로 가게를 방문하는 워크인(walk-in) 고객은 과감히 포기하였다. 대신 풍부한 상주인구들을 메인 타겟으로 단지 내에서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하였는데, 대지 경계를 따라 높고 길게 지식산업센터를 배치하고 상업시설은 그 중심부를 향해 면하도록 배치하였다.


그림 1. 빌리지형 퍼블릭몰


이때 각각의 매장을 마치 빌리지처럼 조성함으로써 마치 골목길을 걷는 듯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각 건물들의 높이가 최대 2층으로 높지 않고 밀도 역시 낮아 내부 거리에서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높은 건물들이 빽빽한 외부 거리와는 달리 적절한 녹지와 휴게공간도 마련되어 언제든지 편히 쉴 수 있는 안락한 공원과 같다.


그림 2. 별채형 스타벅스


유독 눈에 잘 띄는 곳에는 별채형 스타벅스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설계 단계부터 스타벅스 입점을 염두에 두고 조성하였는데 다른 곳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와 건축재료를 이용하여 보행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이곳은 외부 테라스 공간을 온전히 스타벅스에서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족한 실내 공간을 외부까지 확장하고 탁 트인 빌리지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로 붐빈다.


현재는 1층보다는 지하 1층이 조금 더 활성화된 듯하다. 아직 입주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현시점에서 지하의 입점률이 더 높아 다양한 가게 선택지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며 곳곳에서 줄을 선 채 대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곳 역시 지상 못지않게 쾌적한 상환경이 조성되어 있는데, 곳곳에 하늘이 뻥 뚫린 선큰 공간을 조성해 풍부한 자연광이 유입되어 지하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그림 3. 지하 선큰 공간


한켠에는 입주자들을 위한 대규모 피트니스가 조성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복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입구가 위치한 지하 1층에는 간단한 바와 필라테스 공간이, 내부 계단으로 연결된 지하 2층에는 다양한 운동기구가 마련된 메인 헬스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일반적인 헬스장과는 달리 가장자리를 러닝 트랙이 감싸고 있어 마치 경기장과 같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실 규모의 한계로 인해 트랙의 일부만 조성되어 있는데, 양 끝단에 거울을 설치해 마치 대형 트랙이 끊김 없이 조성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림 4. 루프탑 스토어


지상 2층은 상업시설이 배치된 최상층으로, 1층과 지하에 비해 접근성은 조금 떨어진다. 2층으로 향하는 메인 에스컬레이터가 기둥 뒤에 숨겨져 있는데, 이곳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이를 인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 결국 눈에 보이는 가까운 계단을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 대부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기에 조금만 적응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주변에서 탁 트인 하늘을 보며 가슴속에 묻어뒀던 답답한 마음을 떨쳐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가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이곳과 연결된 브릿지를 통해 이동하다 보면 갤러리가 나타난다. 이곳은 현재 <장줄리앙의 종이세상>이라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티켓을 구매하고 내부로 진입하면 2개 층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전시관이 각각 하나씩 마련되어 있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관람시간이 짧고 햇빛이 들어오는 등 미술관으로서의 전문적인 시설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미흡한 점도 존재한다.


그림 5. 갤러리


그럼에도 알차고 영향력 있는 전시 기획으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 한산할 수도 있는 주말에도 많은 관람객으로 단지가 활기를 띠게 되고 입점 상가들 역시 손님으로 붐비는 등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단지 내 직장인뿐만 아니라 타지에서도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붉은 벽돌 공장: 성수 카페거리와 팝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