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차 모빌리티 사업기획자, 아름
이런 모습은 안되거든요. 전 강한 여자거든요. 이런 일 하나 핸들링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목표를 이루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다음 목표를 찾아야 하더라고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행복을 미루는 기분이예요. 행복의 빈도를 계속 늘리려고 해요.
저는 동료가 함께 일하기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일이 있지만 저랑 일하면 뭐든 된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아이티백에 초대받아 인사 드리는 아름입니다.
어쩌다 IT 업계에 오게 되셨나요?
외국계 IT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경험이 좋았어요. 그래서 IT 업계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이직이 원하던대로는 되지 않아서 지금은 징검다리처럼 O2O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대학교 때 공모전에 당선이 되어서 미국을 갔고 구글 본사, HP 본사, MS 본사를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싶었어요. 마침 IT 업계 아르바이트를 구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갔어요. 상무님의 비서 업무를 하며 각종 자료를 만들었는데 옆팀 상무님이 좋게 봐주셔서 제안을 해줘서 일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그 뒤로 은행에서 SI 시스템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PM 서포팅하며 QA를 함께 병행하게 되었어요.
어떤 점 덕분에 스카웃이 되었을까요?
노예근성이 아닐까요? 하나 시키면 더 잘해서 제출하고 싶어하는 (인터뷰어: 아니, 그건 일잘러 아닌가요?) IT 시스템 개발을 하다가 고객사가 국내 대기업이라 거기서 CRM 업무도 담당해서 하게 되었어요. 고객사의 직원처럼 일하다 보니 옆팀에서 마케팅 업무제의가 있었고 그것도 해보고 클라우드 구축도 해보고 팀장님이 회식 때 데리고 가면 이 사람 저사람 만났어요.
이제 임원만 하면 되겠는데요?
이직제안을 했던 회사에 면접을 마치고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상태였는데 채용이 취소 됐어요. 허겁지겁 이직 준비를 하다가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두번째 회사를 만나게 되었어요. 이 회사는 오프라인 기반의 회사이지만 저는 온라인 환경의 제품을 다루고 싶었어요. 징검다리로 O2O 업계를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합류했었고 여기서 맡은 서비스를 사랑하게 되어 버렸죠.
1년 정도일하고 나면 이직을 하고 싶다 하셨는데 사랑하게 되어 버려서 계속 일을 하고 계신거죠?
그럼요.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B2C이고 성과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고 책임감도 주어져서 원하는 만큼 다 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았어요. 업무에서 뿌듯함도 느끼고 사용자가 만족한다는 피드백을 들어서 좋았어요.
아름님이 이직 시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뭘까요?
문과생이다 보니 뽑아주시면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문과 비하 아녜요?!) 하는 마음이기도 했는데요 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어요. 점차로 연봉은 오르게 되니까 이제는 돈 보다는 경험을 중요시 했어요. 어떻게 사람들에게 더 이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지금 담당하는 제품도 여성이 택시를 타는 경험이 두렵지 않도록 바꾸어가는 과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하셨었는데요, 다음 커리어 단계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고 폐기물 처리에 관심이 있어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지구가 아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펼쳐보고 싶어요.
일 하실 때는 무엇이 중요하신가요?
일, 사람, 돈 중에서 하나만 충족되면 회사가 다닐만하다는 마음으로 10년을 일했어요. 저에게는 돈이 우선순위는 아니고 일이랑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동료와 동기, 아래위로 상사와 후배들이 있고 시너지가 얼마나 나는지가 중요한 편이예요.
어떤 업무를 할 때 몰입이 되시나요?
첫 업무가 벤티 기사를 모집하는 거였어요. 수요도 별로 없는데 어떻게 모집할지 고민하던 차에 5060 남성이 가장 많이 보는 매체가 유튜브라는 기사를 보고 유튜브 영상을 찍기 시작했어요. 회사 공식 유튜브에 올릴 수는 없어서 개인적으로 계정을 만들었어요. 벤티를 탈 일이 있으면 기사님을 인터뷰해서 올리곤 했죠. 그게 조횟수가 나오고 한명씩 입사하실때마다 가시적인 성과로 확인 될 때 몰입 됐어요. 회사가 몰라줘도 그 때는 정말 재밌더라고요. 실제로 시청 데이터를 보면 5060 남성이었기 때문에 제가 잘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어요.
5060 남성의 수요는 어떻게 확인하셨나요?
택시 위주로 콘텐츠를 구성하던 차에 이미 함께 협업하고 있는 기사님들에게 직접 여쭤봤어요. 벤티 사업을 운영하려면 차량 가격이 2배라 설득 이외에도 홍보 같은게 필요했어요. 제가 유튜브 작업하면 동료들이 회사 밖의 인터뷰이와 기사님 모집을 많이 했어요.
동료들에게 듣고 싶은 말이나 들은 말중에서 기억에 남는게 있으신가요?
저는 동료가 함께 일하기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을 하다 보면 변수가 많은데 저랑 일하면 불안하지 않고 뭐든 된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요. 상사에게 들은 피드백 중에서 뭘 시켜도 뭐든 가져오고 무언가 나아진다고 하는 말이 좋았어요. 저랑 단기로 일하는 어시스턴트 분들이 퇴사 즈음에는 솔직하게 피드백 하시곤 하는데요. 업무를 하면서 정말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았다고 말해준게 좋았어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거나 일정을 맞출 수 있게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라고도 알려 주었고요. 어떤 분은 기본적인 업무용 프로그램 사용도 미숙한 경우가 있어서 하나씩 알려주거나 챗지피티에게 물어보라고도 했었어요.(웃음) 제가 참석하는 회의마다 함께 참석하기도 하고 업무에 대해서 배울 계기를 만들어주곤 했었어요. 업무의 가치관에 대해서 그리고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저에게서 많이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다른데로 옮기고서도 연락이 오고요.
9개월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바뀌는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엄청 힘들죠. 그리고 매번 8개월마다 채용을 준비해야되다 보니 쉽지도 않고 20대 초반에 택시 기사님들과 자주 통화해야 하는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아르바이트로 채용을 하다 보니까 사무실에서 사무직 업무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적어요. 이게 늘 어려웠는데 이제 이러한 근무조건의 동료와 협업하는 방법을 많이 저도 익혔어요. 그걸 가이드북처럼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일하고 있어요. 업무를 어떻게 더 간결하게 그리고 가이드화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으시나요?
피드백이 긍정적일때 같아요 역시. 동료의 피드백도 그렇고 기사님이 고맙다고 용돈이나 곶감 보내 주신다고 할 때 감사하죠. 예전에 벤티 기사님이 제가 퇴직하지 못하게 이야기도 하셨더라고요. 연봉을 더 올려주시나 했더니(웃음). 같이 일하는 파트너가 60대다 보니까 안 풀릴 때에도 신경 쓰자말자고 더 좋은 일이 생길거다 이야기 해주셔서 그럴 때 세상을 배우게 되고 회사에서 일할 때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해요. 사람과의 일이다 보니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늘 좋은 일만 있지는 않겠지만요. 기사님이 직원과 통화하는건 주로 좋은 일은 아니다 보니 서로 불편한 이야기 하기도 하고 제가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리기도 해요. 그러려니 하면서 또 좋은 날 생각하면서 버텨요.
반대로 무력감을 느낄 때 업무 환경을 부정적으로 인지한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상황일때인가요?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저는 힘들어요. 감사하게도 저는 이 회사에서는 그런 경험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첫팀에서 그런 경험을 했었는데 상사가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하고 제가 항의를 하면 반성문을 써오라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으셨죠. 업무 외적인 요구를 많이 받아서 힘들었어요. 임원 보고 전에 화장을 하라는 둥의 것들이요. 제 성격대로 말을 해야만 하는데 말도 못하게 하고요. (인터뷰어: 그럴 때는 조직 이동을 하시는 편이신가요?) 예전에는 안 맞으면 이직하고 했는데 이제는 일부 팀에서만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팀을 옮기고 해결되는 문제도 있어요. 하지만 팀 이동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죠. 그럴 때는 일찍 일어나거나 어려운 영어 공부를 하거나 할 수 있는 걸 찾게 되더라고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성과를 낼 때 긍정적인 인상을 느끼고 반대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할 때 무기력해져요.
아름님 무척 일잘러 같으신데 어렵거나 도전적인 경험도 있으신가요?
한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니 비속어도 섞어서 2박 3일 내리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지역 확장을 탑다운으로 요청 받은 적이 있었어요. 수요가 있을 법한 지자체를 찾고 주무관도 만나서 업무를 요청해야 했어요. 주무관 업무가 6개월 단위로 바뀌다 보니 설득을 해야했고 택시 측도 조합장을 만나서 설득을 해야했어요. 지금 직장이 업계 내에서 위치가 유리하지는 않았거든요. 이렇게 하나씩 지역을 런칭하다 보니까 새로운 지역에 갔을 때 모두가 제 이름을 안다고 하시더라고요. 담당자가 얼마나 돌아다닌거냐고 하는 말이 뿌듯했어요. 제가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저만한게 아니라 다른 동료들과 협업해서 해서 기뻤어요. 화장실에서 아무리 울어도 동기에게 화장품을 부탁해서 용모를 다듬고 사무실 들어가긴 했어요. 이런 모습은 안되거든요. 전 강한 여자거든요. 이런 일 하나 핸들링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제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지만요.
아름님에게 같이 일하기 좋은 동료는 어떤 동료인가요?
문제를 해결할 때 너무 복잡하게 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동료요. 빠르게 해치우고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한 업무를 1년 내내 할 수는 없으니까요.
10년 뒤에는 무얼하고 계실 것 같아요?
(재빨리) 다른 회사에서 가있을 것 같아요. 다른 서비스를 만들고 있을거예요. 돈을 쉽게 벌고 사람들이 호의적으로 지불할 용의가 있는 서비스를 하고 싶어요.
아름님이 생각하는 행복이 무엇인가요?
목표를 이루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다음 목표를 찾아야 하더라고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행복을 미루는 기분이예요. 제가 좋아하는 미드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끔찍한 감정이 생겨도 나는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게 행복이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와닿았었어요. 노을 질 때도 행복하고 거금을 들여 산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맛난 커피를 내려도 기쁘고요. 행복의 빈도를 계속 늘리려고 해요.
오늘 차 마신 소감 어떤가요?
이제 드디어 끝났구나(웃음) 싶기도 하네요. 제가 상태가 좋을 때 이렇게 즐겁게 녹음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CREDIT
글 지혜
인터뷰 디디, 뚜까, 오잉, 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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