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의 밤
춤을 추는 것은 너의 그림자
너울너울 불빛에 흔들리는 것은 너의 마음
죽은 자의 밤은
소리 없이 아우성이다
세계의 끝에서 이곳까지
밤의 깊이는 알 수 없다
너의 꿈에서 보았던 너는
이제 그곳에 없다
남은 것은 그림자뿐,
불 꺼진 거리엔 실체를 잃은 자의 허무만 흩어져 있다
너의 이름을 부르며 흩어지는 바람
들리지 않는 속삭임으로 나를 감싼다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
서늘한 공기 속에 떠도는 잊힌 얼굴들
밤의 끝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
스러져 가는 별빛처럼,
사라지는 꿈들
귀신의 밤은 오늘도 조용히 흐르고
그림자 속에 남은 너의 기억이
한 줄기 바람에 실려 나를 스친다
귀신의 밤
너울너울 불빛에도 소리 없이
너의 흔적은 오늘도 이 거리를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