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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북극 Oct 31. 2024

귀신의 밤

귀신의 밤 


춤을 추는 것은 너의 그림자

너울너울 불빛에 흔들리는 것은 너의 마음

죽은 자의 밤은

소리 없이 아우성이다 


세계의 끝에서 이곳까지

밤의 깊이는 알 수 없다

너의 꿈에서 보았던 너는

이제 그곳에 없다

남은 것은 그림자뿐,

불 꺼진 거리엔 실체를 잃은 자의 허무만 흩어져 있다 


너의 이름을 부르며 흩어지는 바람

들리지 않는 속삭임으로 나를 감싼다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

서늘한 공기 속에 떠도는 잊힌 얼굴들 


밤의 끝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

스러져 가는 별빛처럼, 

사라지는 꿈들

귀신의 밤은 오늘도 조용히 흐르고

그림자 속에 남은 너의 기억이

한 줄기 바람에 실려 나를 스친다 


귀신의 밤

너울너울 불빛에도 소리 없이

너의 흔적은 오늘도 이 거리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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