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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북극 Nov 07. 2024

봄을 삼킨 바다

김주열 열사의 희생을 기리며


봄이였을까

성급한 매화 잎이 떨어지고

하얀 목련이 흐드러지던 그런 어느날


차가운 바다 속에서

세상의 끝자락에

당신은 누구의 배웅도 없이 떠나갔습니다.


철조망 같은 물살에 묶여

말 할 수 없는 한이 가슴속에 남아

얼어붙은 그 날의 기억 그대로

당신이 돌아왔을때

매캐한 최루가스 때문인지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홀로 떠났을 그날로 부터 

당신이 돌아온 그날에는

끝도 없이 많은 사람들의 함성이 

당신을 애타게 부르고

울분이 가시지 않는 고통으로 

당신의 죽음은

세상을 흔들고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새로운 아침을 위한 불꽃으로 타올랐습니다.


목련도 커다란 잎을 떨구고 

환한 웃음같던 수선화도 

울음으로 지고

다채로운 수국이 피어날때

봄이 끝이 났습니다.


그날,

그리운 이들을 보내며 울었던 수많은 밤

잊혀진 이름의 그들,

세상은 당신의 기억을 가슴에 품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려 하고 있는

지금,

당신을, 

그리고 그날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

잃어버린 이름의 그들과

배웅없이 떠나보내 그대를

온전히 맞이하는 것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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