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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Sep 06. 2024

잘 자라고 있어

"자식을 잘 키웠다"는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다.

연예인을 포함하여 대중에게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의 자녀가

[명문대에 합격했다.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다]를 타이틀로 하고 [자식을 잘 키웠다]고 한다.


이런 기사를 볼 때 꽤 불편하다.

[명문대에 합격해야, 외모가 뛰어나야]

잘 키워진 것인가?

[명문대에 못 다니면, 외모가 뛰어나지 못하면]

잘 키우지 못한 것인가?

아이가 잘 자라지 못한 것인가?

공부를 잘한다의 기준은 무엇이고,

어떤 기준에 따라 외모는 뛰어난 것일까?


하나의 기준을 정해버린 듯하여 불편하다.

기사에 등장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여 루저가 되는 것도 아닌데,

비교와 갈등,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기는 느낌도 들고

은근히 아이들과 부모를 가스라이팅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저해할 수 있기에 거북하다.


물론 원하는 목표가 명문대 진학이었고 그 목표를 이루었으니 축하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력했던 과정들이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임해 왔고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여 노력해 왔으며

실패나 포기하고 싶었을 때는 어떻게 극복하여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해가고 있는지 그 과정이 더 보고 싶다.

목표를 이룬 후 궁극적으로 어떠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포부를 듣고 싶다.


올림픽 기간 중 보아 온 신유빈 선수의 인성,

그리고 광고 모델료를 기부했다는 기사를 보며

"참 잘 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동료 중

차분하고 구김살 없는 A님

옆 직원이 바쁠 때 조용히 도와주는 B님

밝은 에너지 소유자 C님

자신이 맡은 일을 책임 있게 해내는 D님

주변의 도움에 감사할 줄 아는 E님

주변에 피해 주지 않으려 애쓰는 F님을 볼 때도

"참 잘 컸다" 생각하며,

'우리 아이도 저렇게 키워야지'를 다짐한다.


평범하고 소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행복을 느끼며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잘 커가고 있는 것이다.


[잘 자란다]는 것은 무엇일까?

독립된 인격체로

옳고 그름을 알고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마음이 따뜻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감사할 줄 알고

가치관이 있고

행복을 느끼고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고

역할에 충실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고

          :

사람의 다양성만큼이나 끝이 없을 것 같다.


존재 자체만으로 모두 소중하다.

하루하루 즐겁고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잘 커줘서 고맙다고 건네본다.

행복하고 당당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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