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없는 길 위에서

by 리미

요즘 들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누구나 가야 하는 길, 정해진 순서와 방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 길을 따라 걸었다. 그렇게 남들처럼 걸어가면 언젠가는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조금 힘들어도, 다 그렇게 사니까, 다수가 선택한 방향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해보지도 못한 채 따라갔던 그 길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진 길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언젠가 사막을 방문한 적이 있다. 사막은 거대한 모래언덕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었다. 이정표도 없는 이곳에서 현지인들은 길을 잘 찾았다. 매일 지형이 바뀌고 길이 사라지는 이곳에서 그들이 길을 찾을 수 있던 것은 사막에서 수없이 길을 잃어봤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 사막처럼 나는 길 없는 길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길이 없다면 직접 걸어보는 수밖에. 그래서 가보지 않은 곳에도 가보고, 처음 해보는 일, 해보고 싶었던 일도 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실패할 수도, 금방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길이라는 것은 잃어본 사람만이 찾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아직 이 길의 끝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나의 길을 걷기 위해서, 오늘도 난 익숙하지 않은 길 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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