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의 발명과 포장 기술의 발전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오늘날 개인과 개인 간의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개인이 택배를 포장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우리는 상품을 구매하면 골판지 상자로 택배를 받아왔었죠. 때문에 종이 상자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근데 익숙한 물건일수록 그 기원을 알고 있기란 쉽지 않죠.
택배 상자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물건이고, 우리는 언제부터 골판지 상자로 택배를 받게 되었을까요?
당연한 사실이지만 인류가 처음부터 골판지 상자를 사용해 택배 거래를 해오진 않았었습니다. 과거에는 종이 재질을 사용한 종이 상자를 제작해 상품을 보내왔었는데요, 최초의 상업용 종이 상자는 1817년 'M. Treverton & Son'이라는 이름을 가진 영국 회사로부터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의 시대로 다양한 산업들이 발전하던 시기였는데, 'M. Treverton & Son'에서는 보석과 화장품 같이 작고 비교적 가벼운 상품들을 포장하기 위한 용도로 상업용 종이 상자를 생산하던 회사였습니다.
다만 상자에 사용하던 종이가 단지 평평한 종이를 이용해 상자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좋지는 못했죠
같은 해 독일에서도 최초로 종이 상자가 상품 포장에 사용된 사례가 있는데요.
「The Game of Besieging 」이라는 이름을 가진 보드 게임을 포장하기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종이 상자가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1856년, 에드워드 할리(Edward G. Healy)와 에드워드 앨런(Edward E. Allen)이 종이에 골을 친 단면 골판지를 발명해 영국에서 특허를 내게 됩니다.
다만 그들이 발명한 단면 골판지는 탑햇의 형태 유지와 내구성 강화, 착용감을 개선시키기 위해 발명한 것으로 포장에는 쓰이지 않았었죠.
골판지가 포장에 사용되는 시도는 1871년부터 이뤄집니다.
뉴욕 출신의 앨버트 존스(Albert L Janes)가 단면 골판지를 이용해 포장의 완충제로써 사용하는 특허, "Improvement in paper for packaging"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특허를 등록하게 되면서 골판지를 포장하는 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앨버트 존스는 단면 골판지 종이를 램프와 물약병과 같은 유리 제품에 감싸 상품을 포장했는데, 이전에 톱밥이나 볏짚을 완충제로 사용했을 때 보다 훨씬 더 좋은 완충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3년 뒤인 1874년에는 영국에서 올리버 롱(Oliver Long)이라는 사람에 의해 양면 골판지가 탄생되게 됩니다.
그는 앨버트 존스가 단면 골판지를 완충제로 사용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기존에 골 친 종이 위에 종이를 하나 더 붙인 양면 골판지를 만들어 포장지로 사용했죠. 단면 골판지에 비해 내구성도 훨씬 뛰어났고 물건을 보호해 주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1879년에 가서는 우리가 현재 택배를 받거나 보낼 때 자주 사용하고 있는 접이식 골판지 상자가 드디어 탄생되게 되는데요.
이 접이식 골판지 상자는 상당히 우연한 계기로 탄생되게 되었습니다. 1870년, 종이 봉지 공장의 주인이자 인쇄업자였던 로버트 게이어(Robert Gair)는 종이 봉지를 생산하기 위해 종이를 절단하고 접는 기계를 사용하던 도중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종이가 잘리면서 동시에 접혀버리는 사고가 나게 됩니다.
이 사건을 목격한 게이어는 종이를 절단하고 접는 방식을 결합하게 된다면 접이식 상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상자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하나하나 손으로 접고 붙이는 노력 없이도 효율적으로 종이 상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접이식 상자의 탄생으로 이전에 하루에 생산하던 상자의 양을 단 2시간 30분 만에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이어가 만들어낸 접이식 골판지 상자를 시작으로 1900년대 초부터 골판지는 포장 및 운송에 표준으로 사용되는 재료가 되었고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접이식 골판지 상자들의 기원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