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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룡

내가 절대 가질 수 없을 거 같고,

자격이 없어 가질 마음조차 없으며,

바라는 마음이 들 때마다 자괴감이 들지만,

너무도 아름답고,

또한 인류의 미래이며,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존재.


나에겐 '딸'이란 존재가 그러하다.


이 짧은 글을 쓰는 데에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린 이유는

자꾸 흐려지는 눈을 닦으며 상상해 가며 썼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어린아이들의 눈망울을 볼 때면

138억 년의 우주도 43억 년의 지구도

다 그 안에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숭고하다.


후세를 생각하는 마음은 난 잘 모르겠고,

지금 커가는 어린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직접적인 도움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만

그럴 수 없다면, 희망을 줄 수만 있다면 좋겠다.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결국, 함께 지내는,

주변과 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을.

나도, 그 속에 낄 수 있게.


죽음이란 '생물학적 사망' 보다는,

'사회적 고립'이 요즘 세상에 더 어울리는

이별의 문장인 듯 싶다.

외롭고, 불안하고, 만남이 힘든 사람 모두

아픔으로 마음이 짓이겨진 사람들이

단 한 줄밖에 남지 않은 그 끈을

부디, 부디 붙잡고 얼마 남지 않은 어두운 밤을

버티어 주시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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