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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therunner Jul 21. 2024

20년 만의 줄넘기, 마치 처음 하듯이

운동도전기

7월 21일 일요일의 운동



내가 사용하고 있는 가민 워치 어플는 목표를 달성하면 배지와 함께 점수를 주는 동기부여 시스템이 있다.

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배지를 받기 위해 몸을 움직인 적이 꽤 있는 것으로 보아 나에게는 나름 유용한 것 같다.(수집욕을 은근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한 지 무려 20년 정도 된 것 같은 줄넘기를 오랜만에 해볼까 생각하게 된 것도 이 배지의 공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살 빼기 좋은 유산소 운동으로 유명한 줄넘기.

대학 동기 도 줄넘기로 살을 쪽 뺐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중학생 때 체육 수행평가를 위해 쌩쌩이를 죽어라고 연습했던 게 기억이 난다.

살면서 최선을 다해 노력을 본 적이 몇 번 없는데, 그중 한 번이 쌩쌩이, 바로 줄넘기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니 줄넘기에 대한 접근성이 아무래도 떨어지기도 했고(학생들이 하는 운동 같은 느낌?)

예전에 다 적 있던 관절 이슈로 인해 딱히 해볼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가민 배지가 줄넘기에 대한 추억을 소환시켰고, 최근 2년 정도 러닝하면서 관절이 아팠던 적 딱없었으므로 괜찮지 않을까, 하며 어제 다이소에서 줄넘기를 사 왔다.


천 원 더 주고 좀 더 가벼운 것으로 구매했다.


워낙 오랜만이라 줄 길이가 어느 정도여야 좋을 지에 대한 감도 없었다.

검색해 보줄을 밟았을 때 줄 끝이 배꼽~가슴 정도에 오면 된다는 것 같았다.

온 가족이 힘을 합쳐 단단한 와이어 줄을 잘라내고 드디어 출격.

폭신 바닥이 깔려있는 동네 놀이터로 향했다.



꽤 이른 아침밖에 나와 남아도는 에너지를 발산 중이었던 꼬마 아이들.

는 늦게까지 자기 바빴던 것 같은데, 잠시 기억을 떠올려보며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만한 구석 쪽에 자리를 잡았다.

첫 한 번이 어찌나 떨리던지.


놀이터에서 찍었어야 했는데, 다 끝내고 동네 산책하다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 갑자기 찰칵


점프하며 줄을 한번 넘어보는데 지켜보던 동생이 빵 터진다.

태어나서 줄넘기 처음 해보냐며..

정말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원래 몸치긴 했지만, 줄을 돌리는 손과 그걸 넘으려는 하체의 불협화음이란..

그렇게 있는 힘껏 점프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연속해서 넘다 보니 어느새 몸이 기억하고 있는 대로 알아서 움직인다.

자신감이 붙어 호기롭게 천 번 해봐야지! 했지만 계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

헉헉대며 500번 겨우 채우며 마무리..


확인하려면 중간에 멈춰야 하지만, 직접 세지 않아도 돼서 너무 편하고 좋다.


시간은 5분 남짓으로 생각보다 얼마 안 걸렸지만, 심박수는 1분대에 이미 130 bpm을 넘어섰고, 칼로리도 40 kcal나 태웠다..

역시 무시무시한 운동이었.



줄넘기를 하기 전에 제일 걱정되었던 게 관절과 더불어 종아리였다.

워낙 많이 쓰는 게 습관이 되어있는 근육이기도 하고, 요즘가뜩이나 잘 부어서 스트레스인 터였다.

여기서 더 튼실해지면 어쩌 걱정이 되었, 줄넘기를 하는 중에는 역시나 종아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를 지켜보던 동생 말로는 대퇴사두에 힘이 장난 아니게 들어간다는 것 같았다.

500번 완료하고 책 빌리러 동네 도서관으로 걸어가는데, 그제야 허벅지가 활성화된 게 느껴졌다.

허벅지 쓰는 것을 좀 더 인지하고 한다면 생각보다 종아리 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스트레칭과 마사지는 꼭 해줘야지..)


주말마다 같이 나와주는 운동 메이트에게 감사를


10월 경주마라톤까지 운동 1순위는 러닝이 되어야겠지만, 시간이 없거나 짧고 굵게 운동하고 싶은 날에는 줄넘기만 한 게 없을 것 같다.

오늘은 500번에 그쳤지만, 1000번을 채웠을 때의 성취감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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