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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글 Aug 08. 2016

웃기는 펫들의 이유 있는 일탈

 소외된 모든 것들의 고백 <마이펫의 이중생활>


"우리 ○○이 엄마가 안 보여서 슬펐어요? 미안해요. 안아달라고요? 알았어요."


부모들은 말 못 하는 갓난아기들의 감정을 자기들 마음대로 해석하고,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자신들의 언어로 얘기한다.

나 역시도 딸아이가 갓난아기일 때 울음이나 웃음소리, 미묘한 표정 변화 등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아이의 감정을 내 맘대로 해석하곤 했다.


그땐 엄마로서의 최선이었지만 사실 아기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어이없고 황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가 말만 못 했지, 다 알아들으면서 속으로 비웃고 있는 거 아냐? 아이고 이 초보 엄마야 그 말이 아니라고요. 이러면서.'


그렇다면 말 못 하는 반려동물들, 펫들은 과연 정말 말을 못 하는 걸까?


당신은 펫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고 있는 걸까?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그들은 오매불망 목 빠지게 당신만을 기다릴까?




 하루 종일 당신만 기다리며 보낼 것 같죠?

천만에!

각각의 엉뚱 매력을 자랑하는 펫들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다양한 펫들이 자신의 주인들이 집을 비운 사이, 주인 앞에서 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이중생활을 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영화 <토이스토리>가 떠오르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만한 상상, 그러나 상상 그 이상의 기발한 스토리가 폭소를 자아내는 영화다.


주인인 케이티를 애정하는 순정견(?) 주인공 맥스
케이티가 불쑥 집으로 데려온 듀크로 인해 시작된 맥스와의 위험한 동거
거품기로 마사지를 받는다는 기발한 생각!
주인이 좋아하는 클래식을 조신하게 듣다가, 주인이 없을때 락을 틀고 헤드배잉을 해대는 반전까지!



성난 펫들의 이유있는 일탈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흠뻑 빠져버린 귀여운 다중이 돌아이(?)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준 토끼 '스노우볼'.

말 많고 산만하고 사나운 듯 "길들여지지 않아!"를 외치는 소외받은 펫들의 행동대장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을 사랑해 줄 누군가를 원하는 귀여운 반항 펫!


주인들에게 버림받은 성난 펫들의 삐뚤어진 일탈들에게서 가족과 사회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아이들의 반항끼 가득한 역설적인 몸짓들이 생각났다. 소위 '문제아' 라 불리는 아이들도 태어날 때부터 문제아는 아니었음을.

  '무엇이 그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본 적 있나요?

보고싶어.. 케이티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아마도 자신들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함일 거다. 하지만 정작 반려동물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만큼 이기적인 행동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사회생활을 위해 사람들이 집이 비우는 동안 반려동물들의 외로움과 기다림의 시간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 해본 적 있나요?

이쯤 되면 차라리 영화에서처럼 동물들이 그들의 동거인들이 집에 없는 시간엔 동네 친구들을 모아 수다도 떨고, 파티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소외된 모든 이들은 외롭다, 그리고 외친다 "나 좀 사랑해줘~!"


애완동물들은 대게 조그맣고 귀여운 아기일 때 누군가의 가족이 되고, 영원할 것 같은 사랑 속에서 애지중지 키워진다. 하지만 늙고 병들거나, 주인의 사정에 의해 버려지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하게 된다.
 

정말 그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늙고 병들었다고 버릴 수 있는가?

예쁘지 않다고, 말썽을 부린다고 타인에게 보낼 수 있는가?

 키우기 시작했다면, 아니 함께 살기로 결심했다면,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치장해 주는  가슴으로 그들을 아껴주자.


오늘도 우리의 펫들은 온 몸으로, 눈빛으로 당신에게 고백하고 있다. "나를 사랑해 주세요!"


"엄마가 말못하는 아기의 마음을 읽어내듯, 그렇게 진심을 담아 사랑해 주세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딸이 말했다.

"엄마, 나 강아지 키우면 안 돼? 키우게 해주라."

"우리 집은 강아지 키우기엔 너무 좁고, 엄마는 잘 돌봐줄 자신이 없어. 영화 못 봤어? 우리가 집에 없을 때는 강아지가 엄청 외로울 수도 있거든. 그렇게 외롭게 할 바에야 안 키우는 게 나아."

"아냐. 영화처럼 우리가 없을 땐 걔네들도 몰래 친구들도 만나고 파티도 할지 모르잖아. 안 외로울 거야."

'이 영화 괜히 봤어. 난 아직 사랑할 준비가 안됐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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