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교문을 빠져나오자마자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뒤따라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병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우리 이번 토요일에 괴생명체 찾으러 바다에 들어가는 거 어때?”
“언제는 인어라더니만.”
윤찬은 숨이 찬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병수가 계속해서 말했다.
“괴생명체건 인어건 가서 좀 말해 주자. 이제 우리 구역엔 그만 오라고.”
“언제부터 애월 앞바다가 네 구역이었냐?”
“자식, 몰랐구나. 나 다이빙할 때마다 오줌 싸서 내 영역을 표시 해뒀잖아.”
“웩! 더러운 자식.”
윤찬이 헛구역질을 해 대자, 병수가 그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김해구, 내일부터 우리 학교 같이 가는 거다!”
윤찬이 얼굴을 찌푸리며 병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왜?”
“야! 우린 언더워터 카우보이들이잖아. 우리 구역에 들어온 침입자는 쫓아내야지. 안 그러냐?”
병수와 윤찬이 서로의 팔을 투덕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윤찬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김해구, 거기서 뭐 해. 빨리 안 오고.”
“어, 지금 갈게.”
나는 윤찬과 병수를 뒤따라갔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호흡기의 마우스피스를 입에 문 것처럼 어금니에 꽉 힘이 들어갔다.
바람이 분주하게 구름을 실어 나르자 푸르스름한 달빛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달빛 아래 손톱만 한 푸른색 물고기 비늘들이 내 몸에서 어렴풋이 반짝거렸다.
이제는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도 숨을 쉬는 법을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