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드디어 이론 교육이 끝나고 실전의 날이 밝았다.
버스에서 내려 도두항 쪽으로 걷고 있는데 삼삼오오 사람들이 잠수복을 입고 분주하게 장비를 챙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병수가 흥분해서 도두항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우리를 발견한 바다표범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윤찬은 역시나 인상을 팍 쓰고 서서 병수와 나를 번갈아 바라봤다.
바다표범이 병수와 내 어깨를 퍽퍽 두들겼다.
“오늘은 애월 앞 바다에서 다이빙할 거다. 겁먹지 말고 침착하게 나를 따라 하면 된다. 알겠나?”
“네!”
“좋다! 우선 장비 점검!”
바다표범은 우리에게 다른 동호회 회원들을 소개해 줬는데, 그중에는 블루드래곤 강사님도 계셨다.
병수와 나는 그동안 수십 번도 더 연습했던 대로 공기통을 열어 잔압계를 확인했다.
블루드래곤 강사님은 우리가 빠르고 정확하게 장비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아주 잘 배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딘지 허술해 보이는 바다표범이 그래도 실력은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다 문득 다른 동호회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는 윤찬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만날 얼굴을 찌푸리며 인상만 쓰고 있던 윤찬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모든 준비를 마치자, 하나둘 장비를 차고 도두항 바로 앞 바다로 뛰어들었다. 옆에서 병수는 드디어 입수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내 차례가 됐다. 공기통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10킬로그램의 웨이트 벨트까지 착용하니 몸이 휘청거렸다.
내가 컴컴한 눈으로 바다만 내려다보고 있자, 바다표범이 큰소리로 다그쳤다.
“김해구, 뭐해. 빨리 바다로 뛰어들어!”
머리로는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내 몸은 저절로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나는 호흡기를 손에 쥐고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다. 마우스피스가 저절로 어금니에 꽉 물렸다. 발을 허우적거리며 물 위에 동동 떠 있는데 바다표범이 내 앞에 나타났다.
바다표범이 손짓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해구야, 나처럼 숨을 쉬어. 천천히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 쉬라고!”
나는 바다표범의 지시에 따라 호흡기를 문 채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마치 숨쉬기를 처음 배우는 것 같았다. 찌그러져 있던 내 폐가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하아, 이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