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 분꽃 귀걸이

감성멘토의 생각한대로 있는 그대

by 감성멘토
화면 캡처 2025-12-28 234529.jpg

그때는 장난감이 많지 않았다.
지금처럼 예쁜 귀걸이나 머리핀을 쉽게 살 수 있는 시절도 아니었다.
대신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놀이로, 장식으로, 상상으로 바꾸며 살았다.

어느 날이었을까.
텔레비전 속 연예인이 귀에 반짝이는 귀걸이를 달고 나오는 걸 보았을 것이다.
왜 그 장면이 그렇게 또렷하게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 ‘귀걸이’라는 것이 괜히 마음에 들어왔다.

마당 한켠에 피어 있던 분꽃.
동그랗고 말랑한 꽃잎 끝을 살짝 잡아당기면
작은 고리가 생겼다.
그걸 귀에 걸어보았다.
거울은 없었지만,
괜히 고개를 살짝 기울여 보고
친구에게 “어때?” 하고 묻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어쩌면 금세 시들어버릴 꽃을 귀에 걸고
무슨 대단한 멋을 부렸다고 웃음이 나지만,
그 순간만큼은 분명
나는 꽤 근사한 아이였다.

그 시절의 귀걸이는
예쁘기 위해서라기보다
어른이 되고 싶었던 마음의 흔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빨리 자라고 싶고,
조금은 어른 흉내를 내보고 싶었던 마음.

분꽃 귀걸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뛰어놀다 보면 떨어졌고,
집에 들어갈 즈음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기억만은 아직도 마음 한쪽에 남아 있다.

요즘 아이들은
정교한 장난감과 반짝이는 물건들 속에서 자라지만,
그때의 우리는
아무것도 없었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분꽃 하나로 귀걸이가 되고,
돌멩이 하나로 보물이 되던 시절.
그 단순한 상상이
지금의 나를 따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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