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의 겨울

감성멘토의 생각한대로 있는 그대

by 감성멘토


화면 캡처 2026-01-05 003201.jpg

그때는 스키장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겨울이 오면 놀이터는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집 앞에 있던 큰 못. 꽁꽁 얼어붙은 그곳은
겨울이 깊어졌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였다.

나무판자에 못을 박아 만든 그것을
얼음 위에 올려두고 발을 그냥 얹었다.
양손에는 잡을 만한 것을 꼭 쥐었다.
그게 전부였다.

준비 같은 건 없었다.
발을 올려놓는 순간 몸이 얼음 위를 슝— 하고 앞으로 나갔다.
미끄러질 수 있다는 생각보다 앞으로 빨리 나간다는 사실이 먼저였다.
그 속도가 너무 좋아서 멈추는 건 늘 나중 일이었다.

몇 번은 넘어졌고 엉덩이가 얼음에 닿을 때마다
차가운 기운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 또 앞으로 나갔다.
겨울은 그렇게 속도로 기억되었다.

모자와 벙어리장갑은 필수였다.
얼음 위에서 놀다 보면 손끝이 곧 얼어붙었지만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해가 기울 때까지 겨울은 계속되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비료 포대기가 등장했다.
그걸 엉덩이에 깔고 언덕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왔다.
눈썰매장 같은 건 필요 없었다.
슝— 하고 내려오는 그 짧은 순간에 하루치 웃음이 다 들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겨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장비도, 규칙도, 안전장치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시절의 겨울은
지금보다 훨씬 또렷하게 남아 있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넘어질 걱정보다
앞으로 나가는 기쁨을 먼저 알았기 때문인듯하다.


그래 삶은 걱정 근심보다 즐거는 거야~~

#감성멘토의 생각한대로 있는그대로#감성멘토


월요일 연재
이전 11화나의 살던 고향은 – 분꽃 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