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노곤

그저 지쳤군요

by 공감소리

산 같은 보따리 짊어지고

수십 번 오가는 길


하는 수 없이 노곤함이 쌓여

더 이상 통행이 어려웠다


당연한 사정이고

이해받았어야 했는데


그것을 알아채지 못해

왜 더 나아가지 못하는지 닦달만 했다


닦달함은

짜증으로

분으로

분노로

포기로

우울로


지침을 알아주기만 했어도

잠깐 쉬어가기만 했어도

얼마든 다시 갈 수 있는 그 길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내 안의 지침을 알아주세요


보따리 내려놓고

노곤함이 녹도록

잠시 쉬어가면


장거리 인생길

완주하기 충분한

힘이 생겨


멈춤이 아닌 쉬어감

앉아서 쉬는 용기로

다시 걸어갈 수 있어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