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의 기적
늦은 저녁, 문구점에 가서 프린트를 하고, 바로 앞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붕어빵집이 눈에 들어온다. 슈크림과 팥, 계란빵을 파는 분식집. 3개에 2000원이다.
나는 6개를 사서 먹고 걸어가고 있었다. 왠지, 붕어빵을 먹는 모습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도 먹고 싶다”하고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기회만 된다면,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할 때 나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선을 행할 기회를 주세요.”
신호등을 건너고 터널을 지나 계단을 오르던 중, 한 할머니가 낑낑대며 짐을 들어 올라가고 있었다. 선을 행하기 전 악이 함께 있다는 말을 아는가. 나는 이 할머니를 도와드려야 하나 그냥 가야 되나 찰나의 고민 끝에
“제가 들어드릴게요.”
계단을 올라와 슈크림 붕어빵 하나를 건네며,
“할머니, 드세요.”
할머니는 알고 보니 나와 같은 동에 거주하는 할머니셨다.
“아유, 누군가 했더니 잘생긴 총각이었네. 아유 고마워서 어째. 다음에 만나야 맛있는 걸 사줄 텐데.. 고마워.”
나는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길을 나섰고, 하나님한테 속으로 말했다.
“응답하셨군요.”
그다음 날, 친구가 일하는 카페에 가서 자몽주스를 시키고 앉아있던 중, 일하던 친구가 와서 무언가를 건넨다. 이게 웬걸? 슈크림 붕어빵이었다.
“진석아, 먹어. 남겨뒀어. 일부러.”
그때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 같았다.
“내가 너와 함께하고 항상 너를 보고 있단다.”
그다음 주, 동아리활동으로 붕어빵전도를 하면서 붕어빵을 더 먹을 수 있었다.
그렇다. 하나님은 내가 나누면, 더더더 주시는 분이다.
앞으로도 붕어빵 사건을 기억하며 나누기를 망설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