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사진 톺아보기
최근에 10년 된 사진기를 통해서 10년 전쯤의 초등학생 시절의 진석이를 마주한 시간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남눈치 절대 안 보고, 그저 똥, 방구얘기만 들으면 세상 떠나가라 웃어대는 그런 순수한 아이였다. 뿡순이, 뿡만이 등등 웃긴 이름을 생각해 내며 친구들과 끊임없이 웃었던 시간들이 사진이라는 그릇을 통해 고스란히
나의 마음속에 도착해 있었다.
사진이라는 그릇을 들여다볼 때면, 그때의 기쁘던 감정들, 투박하지만 사랑스러운 나의 행동들이 전해져 온다. 그래서, 사진은 자그마한 픽셀들로 이루어진 직사각형 틀 이상의 의미를 우리에게 선사해 준다. 10년 전이면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쯤인데, 사진 속의 내 옆에 항상 형, 누나들, 동생들과 어울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내가 어릴 때는 자연스레 엄마가 속한 지역아동센터 공동체, 교회 공동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2024년의 나의 마음속 무의식에는 자연스레 ‘사람들과 함께 있는 나’가 중요한 우선가치가 되어있었다. 사실, 우리들은 모두 사회적 존재이니까 누구나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어릴 때는 부모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속에서 생활했다면, 어른이 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숙제는, 나 스스로 그런 공동체를 찾아가는 일이었나보다.
그걸,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나의 마음속의 이런 원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도 깊게 자리 잡은 원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옛날 어릴 적 사진을 보니, 너무도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웃고 기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진석이의 모습이 남아있다. 지금으로서 나는 다행히도 대학교의 동아리를 통해, 또 우리 교회를 통해 공동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고 살아왔지만,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나의 뜻에 맞는 공동체를 통해, 나의 신앙을 쌓고 서로 격려해 줄 수 있는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너무 혼자 지내는 생활보다는 여럿이서 작게나마 사담을 나누는 시간을 하루의 틈에 허락하길 소망한다.
그 시간이야말로 사실은 무의식속 어린아이가 원하는 오늘 하루의 달콤한 보상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