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중 깨달음.
10/19일 저녁 나는 호수공원에서 러닝을 뛰고 있었다. 한 바퀴를 돌 때,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치면서, 계속해서 하나님을 떠올렸었다.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을 지키고 나의 러닝에 집중하기 위해서, 하나님을 계속해서 떠올린 것이다.
나는 곧 있으면 10km 마라톤에 나갈 예정이라서, 10km를 연습하려고 했는데, 대략 호수공원기준 3바퀴 정도였다. 그렇게 2바퀴를 돌고, 마지막으로 3바퀴를 돌 때쯤이었을까. 나에게 갑작스럽게 하나의 생각의 씨앗이 마음속에 툭 던져져 있었다.
그것은 ‘내가 만약 교수가 된다면?’이었다.
평소에, 절대절대 내가 교수가 된 모습을 상상한 적이 없기에 아주 신선한 생각이었다. 그렇게 자동적으로 생각의 씨앗이 자라게끔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웬걸. 그게 잭과 콩나무의 나무처럼 훌쩍 커버린 것이 아닌가? 그만큼, 내가 교수가 된 모습을 상상하고 곱씹을수록 왜 어울리지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당황의 웃음이 계속해서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생각의 시작은, 내가 봐왔던 교수님들의 일상이다. 옷을 깔끔하고 댄디하게 차려입으신 K교수님, 학생들과 공감하며 자신의 수업을 펼치시는 G교수님 등등. 교수는 한 독립된 객체로서 활동하지만, 학생이라는 집단과 교류하며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영향력을 펼치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대학에 오기 전까지는 주변에 교수님을 볼 기회가 없었지만, 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교수라는 직업을 알게 되어, 또 생각해 보니 뭔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교수라는 직업은 풍부한 지식으로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일에 힘을 실어주는 직업이기도 하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교수라는 자리가 나의 주변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자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많은 학생들을 상담해 주고, 지인들이 어려움이 처한 부분에 내가 전문성이 있다면, 도와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의 연구만을 위해서, 단지 나의 전공분야만을 위해서 교수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학생, 동료교수,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 가고 싶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이다. 교수라는 자리는 사실 폐쇄적인 자리가 아니라 그 어떤 직업보다도 ‘소통’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의견을 피력하고, 학생들의 힘든 점을 들어주고, 동료 교수들과 함께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이 가장 교수의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런 소통을 하는 직업을 갈망하고 있었기에, 더욱 교수라는 자리에 가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교수의 자리는 새로운 발판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자리에 들어서면 끝. 이게 아니라 이제, 교수라는 기회를 갖고 더 새로운 일들을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의 인물들은 거의 다 교수님들이었다. 박상미 교수님, 지나영 교수님 등등. 불과 5일 전부터 시작된 진로고민의 갈피가 벌써부터 어느 정도 잡힌 것 같아서 감사하고 즐겁고 마음이 시원하다~!
그러하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자의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을 말하시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요한복음 16:13
+이건 여담이긴 한데.. 이 생각을 하고 핸드폰을 본 순간 내가 어릴 때 제일 좋아했던 숫자 19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10/19일, 시간은 10시 19분, 노래는 2분 19초, 배터리는 19% 허허... 하나님의 뜻일까??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