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REPORT EP.34 베인앤컴퍼니 출신 유달내 컨설턴트
누군가를 이해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아무리 논리가 분명해도, 진심이 담겨 있어도
상대방이 듣지 않으려고 한다면 모든 말은 공중에 흩어져 버리곤 하죠.
그래서 ‘설득’은 특별한 사람만의 기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람을 설득해 온 이들은 조금 다른 방식을 씁니다.
상대의 마음에 닿기 위한 설계, 흐름, 언어를 고민하죠.
23년간 컨설턴트로 일하며 수많은 의사결정자를 움직여 온
유달내 DY&Company 대표님께 설득의 본질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AND 앤드' 채널에서 오늘의 일잘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는 탤런트 역량 개발과 리더십 개발을 돕고 있는
DY & Company 대표 유달내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국내 많은 기업들의 프로젝트들을 수행했고요.
현재는 컨설턴트 그리고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익숙하면서도 막상 설명하려면 낯선 이름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전략을 짜고 문제를 해결할 때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지만,
정작 컨설턴트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그래서 유달내 대표님께 직접 물어봤습니다.
컨설턴트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영 문제들
- 전략 수립
- M&A
- 기업 문화나 조직 변화
등
그런 여러 가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고객사 인력과 팀을 이루어서
주어진 기간 안에 해결하는 업무를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분석력, 정보력, 전문성을 갖춰야 하죠.
뿐만 아니라 갈등 상황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매우 중요한 직무라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2000년대 후반 금융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디지털 전환을 설득해야 했던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데요.
지금은 AI, 디지털 아니면 안 된다는 분위기지만
실은 그때만 해도 디지털에 기반한 서비스 사용 경험이 별로 없었고,
'그건 10년 뒤에나 될 일이야"하며 고객들의 디지털 활용 형태가
얼마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럴 때 투자 설득을 한다는 것은 숫자와 근거도 굉장히 필요하지만
결정하시는 분이 상상하실 수 있게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면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의견이 갈리게 되고
이렇게 상대를 납득시키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중요할 텐데
설득하는 방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설득당하는 걸 안 좋아하실 거예요.
말 그대로 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내 의견을 바꿔서 설득이 되면
내가 틀렸다고 인정을 해야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죠.
그래서 실은 설득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설득을 진짜 잘하는 사람은
설득당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너의 도움으로 내가 잘 납득이 됐어
마음을 열고 본질에 해당하는 내용에 집중하게 하려면
상대방이 이것은 '나의 결정'이고
여러분은 좋은 결정을 도와주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느끼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내 입장에서 중요할 것 같은 것을 많이 이야기하거든요.
예를 들어, 급하게 업무 협조를 해줘야 되는 상황에 상대방을 설득을 할 때
'저 진짜 급해요', '꼭 언제까지 해주셔야 돼요'라고 이야기하는 건 본인 사정이에요.
이건 실은 설득도 아니고 호소를 하는 거죠.
그래서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자리에서 논거를 정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설득의 원칙인 것 같아요.
말로 사람을 움직이는 일,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논리를 세우고 근거를 정리하는 일은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이들에게는 더 큰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그렇다면 설득의 논리를 잘 세우는 방법,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의 논리 구조를 시각화해 정리해 보는 겁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이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논거들이 있잖아요.
이것을 로직트리 형식으로 내가 하는 설득의 논거를 정리하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1. '주장' 밑에 '논거'가 겹치지 않게 정리하기
우선 이 논거들을 겹치지 않게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논거'의 '세부 논거' 정리해 보기
그리고 이 논거들을 뒷받침하는 상세한 논거들을 다시 그 밑에 적어보면 되는데요.
내가 한 말들을 쭉 적어서 보는 것과 로직트리로 적어 시각화해서 봤을 때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논리의 가지를 뻗어나가며 정리하다 보면,
중복 없이 빠짐없이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해집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이 바로 MECE 원칙인데요.
MECE 원칙을 적용하면 전체 구조 안에서 빠진 부분은 무엇이고,
강조해야 할 핵심은 무엇인지 훨씬 명확하게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로직트리와 MECE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논리를 다듬었다면,
이제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가 중요해집니다.
그렇다면 설득의 메시지는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요?
저는 우선 넥스트보스를 생각해 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서, 내 앞에 설득 대상은 팀장님이지만 더 높은 의사 결정하는 분들의 시각에서
이 문제가 어떤 측면이 중요할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인데요.
나도 내 시야를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습관이 되고요.
상대방 입장에서 진짜로 중요한 게 뭔지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내가 이 결정이 옳다고 생각하는
3가지 why를 통해 메시지를 구성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의견을 피력할 때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논거들이 있지만
정말로 중요한 3~4가지 논거들을 잘 전달하는 게 설득에 더 효과적일 때 많습니다.
내용 잘 준비하는 게 반이라면
설득의 프로세스를 잘 준비하는 게 나머지 반인데요.
특히 복잡하고, 많은 정보를 소화해야 하는 의사결정의 경우
상대방 입장에서는 굉장히 결정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복잡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바꿔야 하는 설득일수록
중간중간에 참고 자료나 미처 알지 못했던 다른 시각을 제시해 주거나
상대방도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프로세스를 설계하면 되는데요.
이러한 프로세스를 잘 설계하려면
의사결정권자인 '상대방'을 잘 분석하기
상대방이 어디까지 알고 있고
어떤 부분을 잘 전달해 줘야 하고 얼마나 마음을 바꿔야 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으로 특히 회사에서 중요한 게 이해관계자를 정리해 보는 것인데요.
이해관계자 정리해 보기
많은 경우 회사에서는 동의를 해줘야 하는 사람, 인풋을 받아야 하는 사람 등
의사 결정권자를 중심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합니다.
이 관련된 사람들을 쭉 정리해 보시고,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이 과정에 참여를 시켜야 하느냐를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분석하고 나면 소위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로드맵이라고 하죠.
이를 그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다 모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설득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사회초년생이 처음 맞닥뜨리는 설득의 무대는 바로 면접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나를 설명하고, 납득시키고, 신뢰까지 얻어야 하는 순간.
이럴 때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지,
유달내 대표님의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면접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네가 뭘 잘하는지 쏟아내 봐!'라는 마음으로 앉아있는 거예요.
그럴 때는 위축되거나 면접관이 나의 재능을 알아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담백하고 자신 있게 자기주장을 하는 게 맞아요.
모든 설득이 그렇진 않지만,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서 나와 대화하고 있는지 잘 판단하면
더 좋은 설득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스타터 분들은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해 나갈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성장 과정에서 '피드백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요.
피드백은 부족함을 직면하게 합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단순히 부족한 부분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취약한 부분은 이 부분이구나'하고 정보를 얻고 이게 정당하다면
그다음에 내가 취하는 행동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타당하지 않다면 '그분은 그렇게 생각했구나'하고 흘려보내면 됩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피드백은 내가 한 일에 대한 평가지
나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아니라는 점을 꼭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나는 여전히 소중하고 잘 해낼 수 있고 잘 해낼 거야'하는 마음을
단단하게 가지고 계시면 중요한 정보로 잘 활용해서
자양분으로 삼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유달내 대표는 “설득”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바라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질 사람을 찾는 흐름에 갇히기보다
“이 자리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시간입니다”라고
프레이밍으로 기선제압 하는 것이야말로 설득의 시작이라고 말하죠.
결국 설득은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방향을 함께 바라보게 만드는 사고방식일지도 모릅니다.
꼭 정답을 말하지 않아도,
옆에서 함께 고민해 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일 때가 있죠.
유달내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도 그런 ‘설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졌습니다.
그게 우리가 진짜 기억하고 싶은 ‘일잘러의 설득’ 아닐까요?
*유달내 컨설턴트님의 인사이트가 더 궁금하다면?
https://www.youtube.com/@AND_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