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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담 유영준 Dec 30. 2024

10화  울지 않기로 했다

단편소설 10-10  마지막 편




그렇게 반걸음 뒷걸음치다 멈춘 황동석 앞에 섰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를, 황구의 둘째 아들을, 황동석을 끌어안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황동석이 살짝 밀어내려다가 멈추고서 파르르 떠는 떨림이 전해졌다. 

    

“둘째야. 느그 아버지, 황민구 씨 유언이다. 그 유언을 전합니다.”

다시 팔을 약간 당겨 힘을 주어 황동석을 꼭 껴안았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을 두고

“미안하다.”

녀석은 첫 마디에 약간 당황한 듯 느꼈다. 그러나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 말에 녀석은 움직임 없이 잠잠하고 고요했다.

“그리고 사랑한다.” 





녀석의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녀석이 살짝 놀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손이 슬쩍 내 등으로 옮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음에 심적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벗어나려 하지 않고 오히려 팔을 들어앉는 것을 보면 분명 무언가 녀석에게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한다. 느그 아버지 황민구. 황민구 유언이다. 꼭 그리 전해주라 했다.”

말을 마치자 녀석이 갑자기 나를 당겨 꼭 껴안았다. 당황스럽고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두 팔을 감싸안듯 감겨오는 느낌이 전해졌다. 또다시 시간이 멈춘 듯싶었다. 녀석에게서 따뜻한 체온과 함께 은은한 떨림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이내 작은 들썩임이 느껴졌다. 녀석은 울고 있었다. 황구, 황민구, 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렸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아버지의 품이 그리웠을까.

녀석의 입에서 희미하게 전해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 부… 지!”







                                                    - 끝 -         


      

『울지 않기로 했다』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애정 어린 관심과 사랑에 감사합니다.

보다 재미있고 사람 냄새나는 소설로 다시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운담  유   영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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