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 “위대한 그의 빛”
작가 심윤경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래전 심윤경 작가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느낀 점도 많았다. 그리고 한동안 작가의 책을 읽지 않았다가 브런치에서 누군가 올린 리뷰를 보고 다시금 읽게 되었다.
위대한 개츠비. 피츠 제럴드의 유명한 소설이 떠오르는 이번 소설의 제목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개츠비만 생각했지만 읽으면서 현대판 개츠비의 제이강이 생각났다.
소설의 주인공 규아는 자신의 사촌 연지와 그의 남편 광채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연지와 광채는 압구정동에 토박이로 살고 있어서 그들의 부가 짐작이 갔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 태환은 서울대를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제이강. 강재웅이기도 한 제이강은 코인 상장을 해놓을 정도로 부자이지만 연지와 광채만금 오래된 부자는 아니었다.
그들의 만남은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연지와 재웅의 오래된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 삶의 무료함에 찌든 연지와 대학생 시절 야반도주를 감행할 정도로 서로를 좋아했지만, 가진 것이 없었던 재웅. 그들은 다시금 만나서 서로를 다시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연지에게는 이미 가정이 있었고, 남편 광채는 그녀의 바뀐 마음을 되돌리려 애쓴다.
규아의 관점에서 쓰인 이 소설은 생각보다 스피드 하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성수, 녹두거리, 압구정동 등 지명에 따라 목차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은 다른 제목이 쓰여 있었지만, 지리적으로 부의 기준을 보여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쯤, 연지와 제이강은 차를 타고 전처럼 알 수 없는 곳으로 내달리다가 아들 태환의 위험한 질주로 차 사고가 난다. 올림픽대로에서 태환은 사망하고 연지는 도로에 튕겨 나온 아들을 안고 울부짖는다. 이 비극적 상황에서 재웅은 예전처럼 사라져 버린다.
책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요즘의 코인으로 젊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투자해서 자살한다든지,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이 파티하는 내용 등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그것뿐만이 아니라 녹색 빛을 향해 욕망을 드러낸 제이강 역시 볼 수 있었다.
책을 보고, 나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료한 삶에 필요한 사랑일까? 코인 상승을 바라는 젊은 사람들의 모습일까? 하지만 무턱대고 그들을 비난할 수 없었다. 누구나 녹색 빛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