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in SEOUL(#23 서울의 지하철)

by 필순

어린 왕자와 여자는 카페를 나서 집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걸었다. 여자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우리 지하철을 타고 갈까? 한국의 지하철은 참 특별해.”


“지하철이 뭐예요?”


어린 왕자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지하철은 땅 아래를 달리는 기차야. 사람들이 먼 거리를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통수단이지.”


여자의 설명에 어린 왕자는 눈을 반짝였다.


“땅 아래에서 기차가 달린다고? 땅속에도 길이 있구나!”


그들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니 다양한 사람들과 색색의 표지판이 어린 왕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여자는 지하철 노선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이건 노선도야. 각각의 색깔은 다른 노선을 나타내. 서울의 지하철은 아주 체계적이라 어디든 갈 수 있어.”

“와, 마치 우주의 별들이 서로 연결된 것 같아요!”


어린 왕자는 노선도를 보며 감탄했다.


두 사람이 지하철 안으로 들어서자, 어린 왕자는 깜짝 놀랐다. 사람들로 가득 차서 어린 왕자는 온 세상의 사람들이 다 이곳에 있는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손잡이를 잡은 사람들, 어깨를 맞댄 사람들,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열차 안은 북적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 기차를 타는 거예요?”


어린 왕자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이건 퇴근 시간이라 그래. 아침과 저녁에는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고 이렇게 가득 차게 돼. 한국 사람들은 이걸 '콩나물시루'라고 불러. 콩나물을 찌듯이 사람들이 빽빽하게 서 있거든.”


어린 왕자는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서 있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다들 조용하네. 이렇게 많은데도 말소리가 하나도 안 들려요.”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한국의 지하철 문화야. 사람들이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으려고 조용히 있지. 주로 핸드폰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가만히 생각에 잠기곤 해.”


열차가 달리는 동안, 어린 왕자는 주변 사람들을 관찰했다. 어떤 사람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었고, 다른 사람은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집중하고 있어요?”


어린 왕자는 핸드폰에 몰두한 한 청년을 가리켰다.


“아마 게임을 하고 있는 걸 거야. 한국에서는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 이동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고 하는 거지.”


어린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할머니가 들어오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양보하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저 사람은 왜 일어나요?”


“여기는 어르신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문화가 있어. 힘든 사람을 먼저 배려하려는 마음이지.”


어린 왕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참 친절하구나.”


지하철은 다음 역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탔다. 그중 한 남자는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어린 왕자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저 꽃은 누구에게 주려고 가져온 걸까?”


여자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마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할 거야. 한국에서는 특별한 날이나 고백할 때 꽃다발을 준비하곤 하지.”


그때 열차 한쪽에서 깜짝 공연이 시작되었다. 기타를 든 청년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어린 왕자는 신나서 손뼉을 쳤다.


“우와, 이 기차는 음악이 흐르는 별 같아!”


여자는 웃으며 말했다.


“가끔 이렇게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있어. 예기치 못한 공연이라 더 특별하겠지? 하지만 여태껏 지하철을 타면서 지하철 안에서 공연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 아마도 네가 탄 것을 축하하나 봐.”


어린 왕자는 여자의 말에 기분이 좋았는지 어깨를 으쓱했다.


열차가 한강을 건너는 구간에 이르렀을 때, 어린 왕자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강 위로 펼쳐진 서울의 야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우와! 이건 마치 빛나는 강물이 별처럼 흐르는 것 같아.”


여자는 어린 왕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맞아. 이게 서울의 밤이야. 서울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라 불리거든. 지하철도 늦은 시간까지 운행돼서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어.”


어린 왕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서울은 정말 특별한 곳이구나. 땅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조용히 움직이고, 밖에서는 별들이 강물 위에서 춤추고 있어.”


지하철에서 내리며 어린 왕자는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기차는 마치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 같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이고, 또 흩어지면서도 함께 이어져 있는 것 같아요.”


여자는 어린 왕자의 말을 듣고 미소 지었다.


“맞아, 지하철은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 같지.”


그들은 지하철역을 나와 밤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어린 왕자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과,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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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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