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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자 Nov 15. 2024

[연작시] 그대에게 20




그대에게 20



첫 만남이 언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법 오래된, 젊은 친구가 있습니다

연락이 뜸하면 별 일 없는구나 싶다가도

가끔 걱정이 되는, 물기슭 ‘아이’같은 느낌의.

간혹 나를 키케로나 키르케(마녀)로 부르기도 하지만

우린 참 괜찮은 위로와 성장의 벗입니다

마음이 여리고 심성이 착한 친구라서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사회의 악습에

상당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의 사회적응기를 공표하려는 건 아닙니다

늘 나만이 위로와 쓴소리를 한 줄 알았는데

얼마 전 그 친구에게 ‘삶의 지혜’ 하나를 배웠습니다


주말 오전에 차 한 잔을 한다면서 운을 뗐을 때,

그것도 혼자란 소리에 걱정부터 앞섰었는데

나름 ‘운치’가 있어 좋다는 의외의 말을 듣게 됩니다

평온한 마음이 전달되어 흡족하던 찰나,


맞다, 그래 ‘나의 운치는 내가 만든다.


+운치 – 고상하고 우아한 멋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품격은 만들기 나름입니다

스스로에게 ‘운치’를 부여하면

그 자리는 무척이나 특별한 ‘무대’로 부각됩니다

이 단어는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마법’같습니다

남들의 평가는 거의가 외양일 가능성이 커서

쓸모없고 부질없는 말투성이의 집합체입니다

스스로가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평가했을 때,

뒤따르는 상승효과는 매우 큽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든, 자만自滿의 긍정은

수월하게 모든 것을 이끌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입고 있는 티셔츠가 낡아서 구멍이 났지만

나름 운치 있고 편합니다

커피나 차 한 잔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은

나름의 ‘운치’가 아니라 우아함의 ‘극치’일 것입니다

환경을 고품격으로 바꿀 수 있게 ‘운치’를 알려준,

‘The classic’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침에 가족들과 한바탕 소란은 있었지만

그들이 있어 나름 운치 있는 삶(가족)의 그림임을.


그대의 나날에도 그대가 부여하는 운치로 삶의 격이 높아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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