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8_김경민
집에는 TV가 없습니다
세상사에 관심이 없기 보다는
험한 소식들이 싫은 것입니다
뉴스 자체를 어른들만 볼 수 있도록
막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모두에게 열려있는 사건사고가
모방의 출구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아침에는 바람이 제법 불어
운동을 막 끝내고 앉았습니다
습작을 놓고는 다독多讀 중입니다
근래
파닥이는 단어의 대양大洋에서
건져 올린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대는 스스로가 무엇인지
자문自問해 본 적이 있습니까?
세상이 붙박은 그대는
근사한 직업과 학벌을 가진 ‘사람’입니다
돈도 많이 벌지요(그래서 여유조차 없는)
요즘 ‘사람’에 대해 생각이 많습니다
내실이 튼튼한 사람, 실제를 볼 수 있는 눈,
진심을 들을 수 있는 귀와 진실인 입
‘진짜’ 사람에 관해 말입니다
사람의 ‘형상’이 아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사 잘하는, 착한 것과 나쁜 것을 아는,
비교를 멀리하며 잘 웃는 얼굴이고 싶습니다
절대로 바보는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들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지타산收支打算을 모르며 잘 웃는 사람
‘바보’가 맞는 듯도 합니다
바보-바라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사람(아재개그 맞습니다)
그대에게 부탁이 있습니다
세상이 바라보는 외형적인 그대이기보다는
내게 ‘바보’ 같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내가 그대를 입술에 담을 때
그(그녀)는 참 좋은 ‘사람’이라고 소리 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