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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헤수스 Aug 29. 2024

뜨겁고 아픈 햇빛, 안탈리아 (Antalya)

선원들이 쉬려고 머무르던 항구 도시 안탈리아

"이거 기도 소리야?"

"그런가봐"

잠에 간신히 들었던 새벽, 예상하지 못했던 소리로 인해 부시럭거리며 우리는 들려오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맨날 이 시간에 기도를 한다고?"

"어떻게 자지?"

"와, 나는 여기 못 살겠는데"

"일단 다시 자자"

-


튀르키예의 종교는 "이슬람교(99%), 기독교, 유태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참고. 외교부 홈페이지 튀르키예 https://www.mofa.go.kr/www/nation/m_3458/view.do?seq=126)

그래서 곳곳에 모스크(사원)도 많으며 필수적으로 1일 5회의 기도를 어디서나 들어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기도가 없기 때문에 처음 듣는 순간에는 정말 적잖이 당혹 스러운데, 기도라는것이 기도에 가깝지 않고 약간 곡소리에 가깝게 들리기도 하며 때로는 열창하는 트롯트 노래에서 바이브레이션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꺾기' 만을 반복하는 소리에 가깝다.


카쉬에 있는 고대 로마 유적지에 가서 우연히 만난 현지인 친구 '오키라고 부르라고 하는 오칸(Okan)' - 카이스트에서 6개월 동안 공부했던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특별했던 경험인 것 처럼 그냥 지나가고 있는 나를 한국말로 나를 불렀다. 고장난 라디오에서 나오는 잘못된 음성처럼 튀르키예 인이 한국말을 갑자기 불쑥 내뱉으니 모스크에서 나오는 기도 소리처럼 나는 당황했지만, 함께 앉아 웃고 떠들며 친구가 되었다. - 오키와 그의 친구 세이한(Seyhan)도 이 기도소리때문에 잠에서 깰 때가 종종 있다고 했으며, 이 곡소리 같은 노랫소리는 '기도할 시간이니 다들 기도하러 오라'는 안내 같은것이라고 알려주었다.

-

10걸음 3고양이 법칙을 잘 고수하는 튀르키예, 그리고 호텔을 나오면 보이는 골목


여행 2일차 집 떠난 지 거의 3일같은 기분이 되어서야 우리는 제대로 안탈리아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새벽에는 기도소리에 놀라서 번쩍 일어났다 간신히 다시 잠들었지만 시차의 적응이 완벽히 되지 않아 이상하게 쌩쌩한 기분으로 현지 시간 대략 8시반쯤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튀르키예와 한국의 시차는 6시간이 나는데, 튀르키예가 6시간 느리다. 즉, 현지 오전 8시 반이면 한국은 오후 2시 반) 우리는 제일 먼저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고 씻자마자 바로 호텔 근처에 있는 바클라바 집에 들렀다.


안탈리아에서 제일 먼저 들렀던 바클라바 집. 보통 kg 단위로 판매를 하며 g (그램) 단위로도 판매한다.

우리는 바클라바를 piece 단위로 주문했고 결제는 G(그램)단위로 결제를 했다.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바클라바, 크림이 들어 간 바클라바, 호두가 들어간 바클라바 해서 총 3조각을 약 120TL 정도를 주고 구매를 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 금액으로는 대략 4,600원. 바클라바를 구매해서 봉지를 한 손에 걸어들고 신나는 발걸음을 계속 옮겨서 근방에 있는 금요 시장 (Friday Market)을 구경갔다.


- 바클라바의 맛은 굉장히 달면서, 이 집만의 특징인 것인지 모든 바클라바의 특징인 것인지는 전부 먹어보지 못해서 정확하지 않지만. 염소우유 인지 양 우유인지 텁텁하면서 일반 우유랑 조금 다른 우유의 향과 맛이 입안에 진하게 남는다. 나의 연인은 이 맛이 너무 어려워서 이곳에서 먹은 바클라바 이후 바클라바를 시도하려하지 않았다. '아 이스탄불에 있는 체인점인 무스타파 하피아인가 하는 아주 오래된 디저트 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먹은 초코 바클라바는 그런 맛이 없었다' 아무튼, 바클라바에 크림같은 맛이 느끼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이 강력한 이미지로 남았다 -


시장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풍경과 튀르키예 현지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누군가의 카메라에 사진 찍히는 것을 상당히 좋아했다.
현지에서만 파는 과일과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면서 현지 정취를 한 번더 느낄 수 있다. 찐 옥수수를 팔고 있는데 우리나라랑 비슷해서 더욱 정감이 갔다.


금요 시장에서 열심히 봤던 상품들은 과일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먹기 어려운 과일이 무엇이 있을지를 계속 유심히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그 와중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를 보고는 사진을 찍으라며 재촉하는 수박장사 친구들도 있었다. 우리는 열심히 걸으면서 결국 시장에서 무화과를 한 팩 샀는데, 보통 Kg(킬로그램) 단위로 판매를 했으며 KG당 대략 80TL 내외로 과일 가격이 구성되어 있었다. 수박과 같은 박과 (멜론을 포함)의 경우 KG당 대략 평균 16TL 내외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수박 한 통을 다 구매해도 약 6KG 정도 짜리가 80TL이 넘지 않는 우리나라 돈으로 3200원 정도에 구매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까도 말했듯 청색 무화과(무화과가 두 종류 같았는데 청색(초록색)과 잘 익어보이는 보라색의 두 가지가 있었다)를 구매했고 무화과는 1KG이 넘는 무게라서 약 175TL 정도를 줬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8천원이 넘지 않는 가격에 무화과 1KG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먹은 바클라바


무화과의 맛은 우리나라랑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고 달고 달다. 단맛이 강력해서 거의 꿀맛이 난다고 할 정도였고 1KG은 여행자한테 상당히 많은 무게라서 대략 무화과가 13알 정도 이상 들어있었고 우리는 안탈리아와 카쉬 여행 기간을 포함해서 끝날 때까지 냉장고에 보관하며 천천히 먹을 수 있었다.


안탈리아에 있었던 한 모스크의 모습

모스크에서 하는 기도는 1일 5회가 종교적으로 필수이며, 나무위키에 적어 놓은 내용을 참고하면


"이슬람에서 하루 다섯 번의 기도(صَلاة / ṣalāh)를 행하기 전에 내는 일종의 외침. 아잔 혹은 아단(أَذَان )이라고 하며, '라마잔'으로 표기되는 '라마단(رَمَضَان )'과 유사하게 '아잔'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어로는 에잔(Ezan)이라고 한다.

음악적 운율이 있지만 이슬람에서는 아잔을 음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음의 높낮이에 따라 읊어가는 쿠란 독송도 이슬람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음악이 아니다. 무슬림들 앞에서 아잔을 음악이나 노래라고 하면 약간 정색하면서 "아잔은 음악이 아니라 기도입니다."라고 정정해주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이 설명되고 있다. 

이 기도는 1일에 총 5회를 진행하며, 시간은 새벽 5시, 오후 1시, 오후 3시, 오후 6시, 오후 7시에 기도를 한다. 많은 브런치 글 내용과 기타 블로그들에서도 써있지만 이 기도소리가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오잉?' 스럽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선 볼 수 없는 문화적 활동과 건물이 주는 이색적인 분위기는 경험하기 좋은 하나의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카메라를 들고 걷고 있다보니 갑자기 'Picture me!' 라고 소리치시던 동네 보안관 아니 동네 아저씨

우리는 그렇게 안탈리아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다. 어제 저녁에는 올드타운에 가서 식사를 했으니 오늘은 날이 너무 뜨거워서 숙소 주변을 계속 구경했다. 날이 뜨거우면 아무런 힘을 쓰기 어려워 하는 나의 연인을 위해 일정을 오전부터 오후까지 관광 - 오후에 숙소에서 잠시 휴식 - 날이 조금 식기 시작하는 오후 4시쯤 다시 저녁 관광을 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튀르키예의 날씨에 대해서 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해가 뜨겁고 엄청나게 덥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더위를 약간 얕보고 갔던 나는 '이렇게 덥다고?' 하는 기분과 함께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큼 더욱 새카맣게 타서 돌아와 버렸다. 이스탄불보다는 안탈리아 지방이 조금 더 덥고, 바닷가가 있어서 약간의 습함이 우리나라의 습함과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하게 덥고 뜨겁다. 그렇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느낀 습기가 훨씬 더 진득하고 무겁게 뜨겁다. 튀르키예의 더위는 뜨거움에도 그늘진 곳에 있을 때 바람이 불어오면 조금씩 식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오나 오후 2시~3시쯤에는 그늘도 뜨겁다. 데워진 바닥의 열기가 바람과 함께 불어오기 때문에 숲이나 흙이 있는 곳은 괜찮지만 정말 뜨겁다.


안탈리아에 있는 하드리아누스의 문. 여기를 지나가면 올드 타운이 시작 된다.

우리는 숙소에서 열심히 걷고 걸어 하드리아누스의 문에 도착했다.

(구글맵: https://maps.app.goo.gl/Hgd4qWeSLCQGEgHs9)

이 하드리아누스의 문은 로마 시대의 유적으로서 "하드리아누스의 문(튀르키예어: Hadrian Kapısı)은 튀르키예 안탈리아의 기념비적인 문으로, 2세기의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를 본따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길을 걸으면서 주변에 모여있던 현지 가이드의 영어 설명에 따르면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이곳을 방문할 때,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문'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하드리아누스의 문 부분 사진

24년 8월 기준으로 하드리아누스의 문은 부분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크게 잘 보존되어 있는 느낌이나 열심히 공사를 해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조금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 나의 오해일수도 있지만 - 하지만 이 문을 지나서 들어서는 순간 안탈리아의 올드타운이 펼쳐지고 그 골목 골목을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정취는 고대 도시 속에 숨어있는 현대를 느끼는 기분이라서 오묘하면서도 즐거운 여행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 물가 참고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는 대략 80~100TL 정도였다. 당연히 사이즈에 따라 조금씩 가격이 달라지며 메뉴에 따라 비싼 경우는 100TL을 훨씬 넘는 가격이 적혀있다.

일반 카페에서 판매하는 튀르키예 커피가 대략 60TL 내외이며, 백종원의 유튜브나 TV 프로그램에서도 나왔던 차이(Cai)의 경우 대략 20TL~40TL 정도 했던 것 같다.

튀르키예의 물가가 엄청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이들 들었을 것인데, 구글 리뷰를 확인할 때 이 점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


어떤 식당에서는 메뉴판에 수기로 적을 수 있도록 아예 공란으로 되어있어서 그날 그날 적는 느낌이었고, 어떤 경우는 구글 리뷰를 보고 최신순으로 확인하고 갔음에도 가격이 갑자기 100TL 이상 더 비싸져 있는 경우도 있고 당혹스러운 경우들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튀르키예의 물가에 대해서는 항상 신경을 쓰는 편이 음식점에 가서 '혹시 나 호구 당한거 아냐?' 라든지 '어? 나 바가지 씌인것 아냐?' 같은 기분을 받지 않을 수 있다.


- 구글 맵 기준으로 안탈리아에 있는 스타벅스의 메뉴를 확인하면 2022년 올라온 메뉴판의 가격이 아메리카노 17TL 이라고 써 있으나 실제 2024년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대략 79TL (tall 사이즈)로 써 있으므로 꼭 최신 버전 확인이 필요하며, 오늘 내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 


튀르키예의 안탈리아, 카쉬, 이스탄불 등등의 도시를 방문했는데 전반적으로 음식 값과 술 값이 비싸다 특히 음식점에서 먹는 생맥주 한잔에 보통 8천원 200TL 정도 한다. 편의점이랄게 따로 없고, 슈퍼마켓 같은 곳이 중간중간 있는데 술은 리쿼샵(Liquor Shop) 에서 보통 판매하며 여기서 사는 튀르키예 맥주 500ml 한 캔에 약 70TL 한화로 2,800원 정도 하는것 같다. 


그래서 나는 먹고 싶은 맥주를 리쿼샵에서 사다가 찔끔찔끔 어디서나 마셨는데, 튀르키예 맥주인 Tuborg나 EFES 같은 경우 정말 맛있으므로 굳이 드래프트로 사먹지 않는것도 좋은 것 같다.


TUBORG 맥주 시리즈가 대략 5개 이상의 종류가 있는데 나는 SUMMER가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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