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틀 굶는다고 해서 다이어트가 쉽게 성공하지 않는다. 꾸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보다 더욱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나쁜 습관을 알고 바꾸려 해도 그것을 바꾸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습관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인격을 바꾸는 것이다. 인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하면 분명 바뀌게 된다.
나는 출소를 앞둔 재소자를 대상으로 성격을 연구했다. 나의 연구에 따르면, 범죄와 성격 그리고 인격은 관련성이 크다.
범죄를 바라볼 때 크게 생물학적 이론, 사회학적 이론, 심리학적 이론으로 바라본다. 생물학적 이론은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과 유전적인 영향에 주목하여 범죄 행동을 설명하고, 사회학적 관점은 범죄의 원인을 사회 구조와 상호작용 그리고 사회적 환경 등에 주목하여 해석한다. 그리고 심리학적 이론은 주로 개인이 사회적 환경에서 어떻게 사회화되고 학습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심리학적 이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프로이드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정신분석 이론과 성격이론으로 나뉜다. 정신분석 이론은 범행을 숨겨진, 해소되지 않은 충동과 본능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충동이 충족되지 못하면 갈등상태가 발생하여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성격이론은 여러 가지 성격적 특성이 인간 행동의 저변에 작용하여 이상행동이나 일탈행동을 유발한다고 본다.
나는 심리학적 이론 중 성격이론에서 ‘여러 가지 성격적 특성이 인간 행동의 저변에 작용하여 이상행동이나 일탈행동을 유발한다’는 것을 인격이 낮아질 때 성격유형이 바뀌는 것으로 해석해본다.
범죄유형과 기본적인 성격 에너지 특성을 생각할 때, 분명 사기범죄를 범한 사람은 사고가 주 에너지인 사고형이 더 많을 것이고, 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은 행동을 우선으로 하는 에너지가 주 에너지인 본능형(행동형 혹은 장형)이 더 많을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내가 조사한 바로는, 사기범죄를 범한 재소자는 본능형(행동형 혹은 장형)과 감정형(가슴형)이 많았고, 폭력이나 절도범죄를 범한 재소자는 사고형이 많았다. 이는 성격과 인격적 특성 때문이라 본다.
분열방향은 1→4→2→8→5→7→1 3→9→6→3
통합방향은 1→7→5→8→2→4→1 3→6→9→3 이다
성격유형은 더 좋고 더 나쁜 성격유형이 없다. 모든 성격유형은 각 유형마다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이 있을 뿐 더 좋고 더 나쁜 성격유형은 없다. 즉, 다를 뿐이다.
성격유형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성격이 건강한가, 불건강한가에 따라 이동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타고난 성격유형은 바뀌지 않지만, 현재 건강한 성격 상태인가, 혹은 불건강한 성격 상태인가에 따라 연결된 다른 성격유형의 장점과 단점을 사용한다. 만약 현재 건강한 성격 상태라면 통합방향에 있는 성격유형의 장점을 사용하게 되고, 만약 불건강한 상태라면 분열방향에 있는 성격유형의 단점을 사용하게 된다. 이런 통합과 분열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 사람의 인격이 낮은 단계로 떨어질 경우, 분열의 방향에 있는 다른 성격유형의 단점을 보이게 된다. 나는 이런 이유로 타고난 성격에너지가 아닌 다른 성격유형의 특징을 가진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 본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평소에는 본인의 타고난 성격유형대로 행동하지만 흥분된 상태에선 성격에너지가 혼돈을 겪기에 약하던 에너지가 가장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평소와 다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평소 보통의 사람들도 경험한다. 나는 전형적인 행동형, 남편은 전형적인 사고형, 언니는 전형적인 감정형이다. 행동형인 내가 어떤 점에서 감정에 상처가 생기면 밤잠을 설치며 감정이 끓어오른다. 꼬봉이던 감정형이 대장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사고형인 남편이 감정이 상하면 엄청나게 화를 내고 소릴 지른다. 영락없는 행동형이다. 감정형인 언니가 감정이 상하면 불같이 성질을 부린다. 행동형인 나보다 더 물불을 못 가린다. 이처럼 70~80%는 본인의 성격 에너지를 발산하며 살아가지만 가끔은 다른 성격에너지로 옮겨가기도 한다.
인격이란 무게 중심이 무거운 움직이는 추와 같다. 하지만 추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보니 힘들지만 노력하면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성격은 타고나지만, 인격은 만들어진다. 바뀌지 않는 것은 인정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려고 노력하는 삶이 가장 훌륭한 삶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주위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인격을 높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격은 변한다. 힘은 들지만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