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내면 깊은 곳에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같은 곳에 서서 모두가 다른 곳을 바라보듯, 두려움은 우리의 성격에 따라 모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두려움은 무의식 깊이 숨어 우리의 성격 틀 안에서 불안을 조장한다.
수평선과 지평선 저 너머에는 무의식이라는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빙산의 수면 아래 가려져 있는 부분이라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수면 아래는 거대한 세상이 존재한다. 이러한 무의식은 알게 모르게 우리의 모든 의식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과 영혼을 지배한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감각은 눈으로는 매초 10.000.000개, 귀로는 100.000개, 피부로는 1.000.000개의 정보를 감각기관을 통해 뇌로 흘러든다. 그러나 의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는 매초 최대 40개에 그친다. 이것은 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28만분의 1에 불과하다. 사람의 판단과 감정 행동을 지배하는 무의식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10.999.960개의 정보까지도 활용한다. 즉, 자극을 받고 반응하는 잠깐 사이 무의식에서 건져 올린 본능적 뇌의 결정들이 사람의 판단과 감정 행동들을 지배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막강한 무의식 뒤에 숨어 또다시 집착이라는 습관을 만든다. 이 역시 성격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기에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두려움과 집착은 조금씩 조금씩 쌓이고 쌓여 우리 마음을 힘들게 한다.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자꾸만 삶이 버거워질 때 우리는 깊이 감춰져 있는 두려움과 집착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모든 해결은 이것이 뭐지? 하는 알아차림, 즉 인지에서 시작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두려움과 집착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그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 그리고 내려놓을 때 우리는 더는 힘들지 않고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 하지만 타고난 두려움과 집착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나와 타인의 두려움과 집착을 알게 되면, 왜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왜 그렇게 싸웠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저마다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집착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지금 부터 살펴볼 두려움과 집착은 에니어그램 9가지 성격유형을 기반으로 한다.
1번 개혁가(소)
두려움
1번 개혁가는 스스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조그만 실수에도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는 이들은 ‘자신의 부도덕함과 결점이 드러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혹시 실수하면 어쩌지?, 잘못하면 벌을 받게 될 거야, 맞아! 철저해야 해, 내가 좀 더 주변 사람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잘못을 지적해 줘야 해.’ 이러한 생각으로 늘 노심초사한다.
이들은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느끼거나, 잘못된 일을 하게 될까 봐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한 높은 기준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이들의 이런 이상은 모든 사람이 올바른 길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초래한다.
집착
이러한 성향의 개혁가는 ‘완벽해야 해’라는 집착을 낳는다.
이들은 작은 실수나 불완전한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완벽’을 향한 집착으로 성취감을 얻으려 한다.
이러한 집착으로 이들은 ‘내 방식이 옳아, 철저해야 해’ 하며 ‘사감 콤플렉스’에 빠지게 된다.
해결방법
이들이 두려움과 집착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완벽이 아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2번 조력가(강아지)
두려움
2번 조력가는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사랑과 인정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면 어쩌지?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자신이 도움을 제공하지 않거나, 남들에게 필요로 되지 않으면 사랑과 가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이들은 자신이 힘들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는 희생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런 힘든 속마음을 드러내면 이기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한다.
집착
돕는 사람들인 이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보상을 받고자 하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만 해’하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이런 집착과 두려움은 ‘내 것만 챙기면 안 돼, 다른 사람을 도와야만 해’ 하며 ‘콩쥐 콤플렉스’에 빠지게 된다.
해결방법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통해 자기를 정의하고, 인정받고자 하기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독립적이고 건강한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3번 성취자(독수리)
두려움
3번 성취자는 성공과 성과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자 하는 성격유형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실패는 이들의 자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늘 자신만만한 겉모습과는 달리 ‘실패하거나 무가치해 보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품고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과 진실한 관계를 원하는 감정형이지만, 성공을 위해 감정을 내려놓기도 한다. 그리고 몸을 희생하거나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집착
이들은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통해 성공과 인정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결과 ‘성공해야만 해’라는 집착을 낳는다.
이러한 두려움과 집착으로 이들은 ‘시간 낭비하면 안 돼. 계획 없이 일하는 건 싫어’ 하며 ‘슈퍼맨 콤플렉스’에 빠져든다.
해결방법
자신의 가치를 타인의 눈에 보여주기 위한 외적인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의 과정에서는 내적인 가치와 자기 정체성에 주안점을 두려고 노력해야 한다.
4번 예술가(고양이)
두려움
4번 예술가는 개인주의적이며 독창적이고 다소 도도해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묻혀버릴까 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이들은 자기표현을 통해 자신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려 한다. 이러한 욕구는 예술로 승화되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갈망하고 시기하기도 한다.
이들은 독특한 성격이나 감성을 잃을까 봐 두려워, 튀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을 다른 사람과 차별화시키며, 이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집착
감정적인 깊이를 가지고 자신의 감정적 특별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이들은 ‘평범하면 안 돼. 독특해야만 해. 나는 특별해, 남들이랑 똑같은 취급은 싫어, 무미건조한 것은 따분해’하는 집착을 갖는다. 이런 두려움과 집착으로 이들은 ‘왕자 콤플렉스, 공주 콤플렉스’를 가지게 된다.
해결방법
이들은 자신만의 독특함을 지키면서도 다양성과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더 넓은 시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5번 사색가, 탐구가(부엉이)
두려움
지식과 자기보호를 중요시하는 탐구가는 ‘무력하고 무지해 보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식을 통해 자기를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에서 비롯된다.
타인이 볼 때 행동하지 않는 이들이 노력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이들은 쉴 새 없이 머릿속으로 전략과 논리를 짜고 있다.
이들은 충분히 알지 못하고 말과 행동으로 옮겼다가 ‘겨우 이 정도밖에 않되?’라며 무시당하고 소외당할까 봐 함부로 행동력을 발휘하기보다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고 정보에 의존하여 외부의 위험을 최소화하려 한다.
따라서 이들은 전문분야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지적인 강한 카리스마를 구축하고 나서 행동하고자 한다.
집착
이들의 강한 지식에 대한 두려움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알아야만 해’ 하는 집착을 낳는다.
이러한 집착은 ‘비논리적인 것은 싫어, 에너지 낭비는 합리적이지 못해, 감정에 좌우되어선 안 돼’ 하며 ‘제갈공명 콤플렉스’에 빠져들게 된다.
해결방법
이들은 성장의 여정에서 자신만의 내적 세계에 빠지지 않고 타인과의 협력과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6번 충성가(사슴)
두려움
안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충실한 사람인 충성가는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이를 위해 규칙을 준수하고 안전한 규칙적인 틀 속에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안전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지도자나 권위적 인식체계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있기에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들이 신뢰를 저버리거나 배신할까 봐 두려워한다.
집착
이들은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안전감을 느끼기를 원하며, 이 때문에 불확실한 것에 대한 회피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결과 안전한 환경과 안정된 상황을 만들기 위해 ‘확인해야만 해’ 하는 집착을 낳는다.
이런 두려움과 집착은 ‘확실하지 않은 건 싫어, 안정적이지 않은 건 싫어’ 하며 ‘모범생 콤플렉스’에 빠져들게 된다.
해결방법
이들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고,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체적인 신뢰와 안정감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번 낙천가(원숭이)
두려움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낙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7번 낙천가는 ‘부정적인 감정에 처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어려운 감정이나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계획 없는 여행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짐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지하려 한다.
집착
이들의 두려움은 ‘즐거워야만 해’하는 집착을 낳는다. 이런 두려움과 집착은 ‘부정적인 것은 싫어, 심각한 것은 싫어, 지루한 것은 싫어’ 하며 ‘피터팬 콤플렉스’를 불러온다.
해결방법
어려운 감정을 회피하고 긍정적인 경험만을 추구하기보다 새로운 현실적인 도전에도 직면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8번 지도자(호랑이)
두려움
힘과 통제를 중요시하며 독립적이고 확고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도전하는 사람인 8번 지도자는 ‘약하게 보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약하거나, 상황을 제어할 수 없거나 무력함을 느끼는 것을 꺼리며 강한 모습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런 독립적인 성향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것을 꺼리며, 자신의 힘과 독립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집착
이들은 자신의 강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힘을 발휘하고자 하기에 ‘강해야만 살아남는다’에 집착한다.
이러한 두려움과 집착으로 이들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지는 거야, 나를 얕잡아 보는 건 싫어, 타협보다 강한 힘으로 승부를 봐야지’ 하며 ‘보스 콤플렉스’에 빠지게 된다.
해결방법
이들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9번 중재자(코끼리)
두려움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며 갈등을 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평화주의자인 9번 중재자는 ‘갈등과 분쟁을 겪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불편한 상황에 부닥치는 것을 피하고자 갈등이나 불화를 회피한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거절당해 상대방과 충돌할까 두려워 종종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에 수긍한다.
집착
이들은 갈등을 피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잘 어울려야만 해’하는 집착을 갖는다.
이런 집착은 ‘갈등을 일으키면 안 돼, 몰아세우는 건 싫어, 튀는 건 싫어’ 하며 ‘부처 콤플렉스’를 불러온다.
해결방법
이들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자신의 의견과 욕구를 표현하고,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성격을 공부하기 전에 가진 의문이 있었다.
‘나는 싸움닭으로 태어났나? 왜 싸울 때 정신이 맑아지지? 특히 나보다 강한 사람과 부딪힐 때 두렵기보단 에너지가 분출하지? 정신적인 문제가 있나? 병원 가봐야 하나?’
이런 의문은 성격을 공부하면서 풀렸다. 나는 8번 호랑이 성격유형이다. 그래서 늘 '약해보이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강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집착을 가지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지는 거야, 나를 얕잡아 보는 건 싫어, 타협보다 강한 힘으로 승부를 봐야지’ 하며 살아왔다.
나는 나보다 약한이들보다 강한 사람과 부딪힐 때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왜냐면 나보다 약한 이들에겐 강해 보일 필요가 없다. 이미 그들보다 강하다. 그렇기에 더 강해 보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보다 강한 사람과 부딪힐 땐 다르다. 지지 않으려면, 강해지려면, 뼛속 밑바닥에 있는 에너지까지 모두 끌어올려야만 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이런 나를 알게 되면서 ‘아하! 내가 정상이구나. 타고난 내 성격 때문이구나. 비정상이 아니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이 들었다. 또한 ‘에구 그렇게 강한 척하며 살아간다고 힘들었겠구나!’ 하는 애잔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나는 이렇게 나의 두려움과 집착을 알게 되면서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남편은 6번 사슴 성격이다.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산다. 이러한 두려움으로 안전한 환경과 안정된 상황을 만들기 위해 ‘확인해야만 해, 확실하지 않은 건 싫어, 안정적이지 않은 건 싫어’ 하는 집착을 지니고 살아간다. 언니는 4번 고양이 성격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나는 특별해, 남들이랑 똑같은 취급은 싫어, 무미건조한 것은 따분해’ 하는 집착으로 공주 콤플렉스를 가지게 된다.
이런 나와는 다른 남편과 언니의 성향을 이해하지 못해 참 많이도 싸웠다. 지금은 남편의 과도한 간섭과 언니의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행동이 이해가 간다. ‘어쩔 수가 없구나. 저렇게 자기를 지킨다고 힘들구나’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러니 화는 나지만 싸울 필요가 없다. 아니 싸울 수가 없다.
이렇게 성격을 공부하면서 각자의 두려움과 집착을 알게 되면서 나도 주위 사람들도 이해하게 되었다.